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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곡당은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 항금리에 조성된 전원주택단지(미산마을) 내에 세워졌다. 앞에서 건축주가 대지와 귀틀집으로 선택한 이유 등을 소상히 밝혔으므로 참고로 하고, 여기서는 그런 과정을 통해 실지로 어떻게 마무리 되었는가를 알아보도록 한다.

상곡당의 배치는 현장기사로서 '왜?'라는 물음을 처음부터 가지게 한 계획이었다. 이제서야 하는 얘기이지만 한옥을 전공하고 있는 본인임에도 그랬다. 그 이유는 배치도에서 보듯이 대지의 형태가 뒤로는 산을 배경으로 하고 앞으로 바로 도로와 연접해 있는 경사지여서, 일반적인 방식은 당연히 산을 배경으로 하고 전면으로 개방된 모습이 되야 하는데, 왠지 반대로 세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또한 경사지에 조성되기 때문에 기초공사에 비용이 추가될 것인데, 굳이 이렇게 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도 들었다. 결과적으로 기우가 되고 말았지만...그것이 왜 기우가 되었는가도 앞으로 얘기를 진행해 나가면서 밝히도록 하겠다.

배치계획은 남남동(병좌오향)으로 향하도록 하였으며, 미산마을 초입에서 상곡당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2층부분이 전면으로 보여 안마당의 privacy가 지켜지고 있다. 또한 계곡의 끝자락에 마을이 위치하고 있어, 겨울에는 계곡을 따라 많은 양의 바람이 올라오는것을 막아주고, 여름에는 산에서 내려오는 산림의 청량한 공기를 머물도록 하여 이전에 얘기했던 배치상의 의구심이 본인의 우매한 기우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cost의 증가요인이 된 것은 사실이다.

평면계획은 건축주의 의견을 최대한으로 반영하였으며, 앞서 건축주의 집에 대한 내용을 참조하면 상곡당의 실배치계획에 대해 잘 알수 있을 것이다. 시공과정에서 약간의 설계변경이 이루어졌는데, 1층 안방과 서재의 사용규모로 위치가 바꿔 배치되었다. 이것은 밝고 따뜻한 안방분위기와 암실이 마련된 서재로서의 기능에 매우 부합되는 변경사항이었다.

역시 추가된 면적으로 보일러실의 변경사항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심야전기 보일러는 상곡당에서 의외로 면적을 많이 차지하는 부분이 되었다. 하지만 귀틀집이 보여주는 여러 외적인 즐거움(귀틀의 짜임새, 다양한 지붕의 구성, 나무가 지닌 질감과 색상의 변화 등)을 누리도록 하는 요소가 되었다.

한정된 공간에 필요한 공간을 구성해야 했기 때문에 현장기사이자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개인적인 아쉬움도 있었는데, 그것은 대청마루였다. 방의 크기나 건물의 규모에 비해 대청의 크기가 좀 작다는 느낌을 지닌다. 물론 이것은 집주인의 의견과는 무관하다. 어쩌면 한옥답사를 통해 채득된 얽매인 틀이나 편견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21세기 한국의 살림집인 상곡당을 지으며 한옥을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은 자유로와 졌다. 이것은 내게는 큰 소득이다.

그리고 상곡당의 큰 특징중의 하나인 2층의 구성이다. 이것은 한옥의 중층개념이지만 살림집으로서 현대적인 내부동선을 가진 2층의 구성은 한옥살림집의 한계를 뛰어넘어 한옥의 가치를 한단계 상승시켰다고 볼 수 있다.

현대의 한옥은 화장실이 내부로 들어와 있어 한옥의 불편함을 해소시켰다. 상곡당도 역시 그러한데, 2층에도 마련된 화장실도 역시 상곡당이 지닌 현대적인 한옥구성의 좋은 본보기라 할 수 있다. 물론 건축주는 아직도 재래식 화장실에 미련이 남아 있으실테지만, 정은경씨는 화장실에 깊은(?)애착을 가지고 계시다.


다음주에는 단면계획의 구조적인 측면을 좀 더 얘기하고, 시공으로 들어가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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