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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정성으로 잠깐 행한 의식이지만 이만큼 든든히 하고...


조용하던 집터가 이른 아침부터 시끌벅적하다. 여럿이 이런저런 도구들을 들고 부산히 움직인다. 저쪽 입구에서는 우웅하며 커다란 굴삭기가 들어오며 큰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갑작스런 소란에 산천이 놀란 듯 하다. 새들도 벌레들도 숨을 죽였는지 그 내던 소리는 모두 멈췄다. 이를 아셨는지 저쪽에서 집 주인이신 김우용 선생님께서 떡을 한 아름 해서 술과 함께 안고 올라오신다. 이에 장비를 한곳에 세워두고 일을 준비하던 사람들이 한곳에 모였다. 일꾼들의 소리와 장비의 소음이 없어지니 더욱 주변이 조용해 졌다. 김우용 선생님께서 조심스레 상을 차리신다. 공사를 시작한다는 생각에 들떴던 마음이 잠시 가라앉는다. 먼저 김우용 선생님께서 술을 올리고 삼배를 드렸다. 선친의 뜻을 담고 조상을 모시고자 집의 경영을 시작한 집 주인의 마음을 담아 집이 들어설 땅과 하늘에 공사 시작을 알린다. 이를 알아주었는지 한명 두명 일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절을 올리는 와중에 하나 둘, 벌레와 새들이 다시 울기 시작한다. ‘마음을 다해 일을 시작하니 자연이 이를 받아주는 구나!’ 생각이 드니 마음이 든든하기도 하고 공사를 시작할 때 긴장하여 경직되었던 몸도 차분해 지는 느낌이다. 고사를 마치고 그 떡을 마을 주변에 돌리며 이웃들에게도 공사의 시작을 알리고 인사를 드렸다. 비록 많지 않은 고사 음식들로 차려진 고사이지만 그것들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역할은 참 많은 것 같다. 고사떡을 서로 나누어 먹으며 서먹서먹한 이웃과 말문을 트기도 하고, 공사를 함에 있어 생겨날 불편들에 대한 양해를 구하기도 한다. 또, 공사하는 사람들이 제를 통해 마음을 다시 갖추고 일을 시작하게 된다. 그만큼 더 조심을 할 터이니 혹 생길 지도 모를 실수들을 미연에 예방 할 수 있는 역할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산천도 이웃도 공사를 함께하니 든든하다. 이만큼 든든히 하였으니 집 또한 경영이 잘 될 것 같다.


굴삭기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산천과 이웃에 허가를 득한 후여서 그런지 이른 아침과는 다른 느낌이다. 한삽 한삽 정리해 가기 시작한다. 어린 눈에 아무리 살피고 살펴도 잘 보이지 않던 자리들이 원장선생님께서 주신 말씀대로 차근차근 정리를 해나가니 이제야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먼저 지면의 부식토를 한켜 걷어낸다. 그리곤 터를 만들기 위해 높은 곳은 조금 낮추고 집 자리에 맞춰 낮은 곳은 북돋아 가며 정리를 한다. 이마에 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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