木壽의 이야기 사랑방 제22화

by 신영훈 posted Oct 09,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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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0월 9일) 아침에 신문(중앙일보)에 난 새로 발굴된 고구려 고분에 그려져 있는 벽화의 사진을 보았다. 벽화 보존상태가 원만하지 못하여 다 알아보기 어렵다고 하면서 제시한 인물상(고구려 마부?)과 호랑이와 개의 그림(머리 부분만 보인다)이긴 하지만 그만큼이라도 알아 볼 수 있다는 점이 대견하고 또 놀랍다. 그 그림이 4 ~ 5세기경에 그려졌다면 벌써 1500년의 세월이 지났기 대문이다.
벽화사진을 보면서 "아는 것이 별로 없구나, 어떤 회화 기법이어야 그 긴 세월을 견딜 수 있는지를 잘 알지 못한다 말이지" 木壽는 또다시 의문에 빠졌다.
木壽는 "고구려 화가들은 어떤 안료를 어떻게 마련하여 어떤 접착제에 개어서 무슨 도구, 예컨대 지금과 같은 붓인지 아니면 고구려가 계발한 다른 도구로 벽면에 그렸는지? "에 대한 의문도 있다.
전에 일본에서 보았지만 하늘의 별자리를 그린 천장에 붉은 색으로 원을 그린 부분이 있었다. 그 그어진 선이 매우 고르며 거침이 없다. 저 정도라면 대단한 筆力인 사람이 거침없이 그어서 그 원이 그려졌겠지만 벽면도 아니고 천장에 붓을 거꾸로 들고 그린 선을 그만큼 빈틈 없이 그릴 수 있다는 사실에 압도되고 말았다. "저런 선이라면 붓으로는 어렵다"는 단청 전문가들의 소견을 들으며 다시 의문에 휩싸인 다. "고구려 화가가 사용하던 그리는 도구에 붓말고 다른 종류가 있었음을 의미함인가?" 아득하기만 할 뿐 알기 어렵다.
고분은 석실로 구조되면 거의 밀폐되어 외부에서 빛이 들어오기 어렵다. 지금 같은 조명기구가 없던 시절에 조명상태가 불량한 여건에서 저렇게 엷은 색으로 어긋남이 없이 그렸다는 일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고구려 화가들이 저렇게 그릴 수 있었다면 분명히 어떤 조치가 있어, 그리는데 지장을 받지 않을 만 한 빛이 내부에 투사되고 있었을 터인데 어떻게 그런 조명이 가능하였는지에 대하여도 아는 바가 없다. 혹시 누가 아는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다. 아는 분이 한 수 가르쳐 주면 큰 공부가 되겠다.    
아침 신문에 벽화 사진을 보면서 늘 그렇듯이 다시 불가사의 속으로 빠져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