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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태종실록太宗實錄> 또다시 읽고 있다. 읽다가 금강산金剛山 이야기가 나와서 처음에는 가볍게 읽었지만 그 중에 4년 10월 己未일 기록에 “上曰 中國使臣來則必欲見金剛山 何也?” 하면서 중국 사신들 올 때마다 금강산 보고싶어 하는 점에 태종은 의문을 갖는다. 는 구절을 읽었다. 한 중신이 그 의문에 대답한다. 그들이 “諺曰 中國人有云 願生高麗國 親見金剛山者 然乎”라 함은 다음과 같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정승 하륜河崙이 대답한다. “金剛山 吊國之語 載在大藏經故云爾“ 태종은 그러냐고 고개를 끄떡였다.
각자가 해석하면서 음미하면 금강산이 지닌 의미를 우리도 다시 되짚어볼 만 하다는 점에 유의하게 되는데 <태종실록> 3년 4월 癸亥일의 다음과 같은 기사를 참작하면 한층 더 그들의 표현이 실감나게 된다. (중국에서 온 사신)黃儼, 曹天寶 高得等이 “將遊金剛山”하고 싶다고 태종에게 청하니 태종은 “居任謂儼等曰 君輩何欲觀金剛山乎”하고 묻는다. 그들이 대답해 올리기를 “金剛山形如佛像 故欲見之”라고 대답한다. 그러면서 금강산의 봉우리가 불상 모양인 점을 두고 “山成於開闢之初”라고 서두를 꺼내면서 설명을 계속한다.
우리 조선시대 그림을 그린 무명의 화가들 그림에도 金剛山圖 가 상당수 있는데 이른바 민화民畵라 부르는 이들 그림의 봉우리 형상들은 갖가지 짐승 모양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것도 거의 같은 그림이 없을 정도로 표현이 다양하여서 전의 에밀레미술관(관장 趙子庸)에 소장된 금강산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그 수많은 작품 중에 하나도 같은 것이 없을 정도이었다.
또 흥미 있는 것은 영암靈巖을 비롯한 전남지방의 금강산 민화들은 기호지방의 그림과 그 취향이 다른데 아직 금강산에 가 보지 못한 화가들이 영암 땅의 월출산月出山을 보고 그 봉우리를 묘사하여 금강산을 의태한데서 생긴 차이라 한다.
지금 금강산을 다시 볼 수 있게 되었다고 하니, 가서 이런 문화와 그 의식을 비교하면서 감상할 수 있으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든다. 이는 우리들이 말하고 있는 “바위문화”(한옥문화원 발행: <한옥문화> 제17호 -2005년- 바위文化 특집호 참조)와도 연관된 것이므로 조물주가 조성한 바위와 봉우리들의 형상에서 우리가 아는 형용形容을 찾아 감상하는 방법으로 진일보 할 수 있다고 보는데 이들이 지닌 아름다움을 우리는 어떻게 美意識으로 정리하여 우리의 미술세계에 기반으로 보충할 수 있는지와 더불어 충분히 논의하고 정리하였으면 싶다.
우리는 대체로 자기의 것 보다는 남의 것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어 내 것의 탐구력이 보편화 되지 못한 쪽이라는 自家反省이 있는데 현대의 우리 교육이 자칫 서양화 일변도여서 우리의 것을 보는 눈을 靑盲으로 만들지 않았느냐는 후회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고 한다.
내 것을 알고 남의 것을 알아야 한다는 이치를 다들 숙지하고 있으면서도 우리 초등교육 미술시간에 과연 우리의 것을 얼마나 깊숙이 지도하고 있느냐는 물음에는 명쾌한 답변이 그리 여문편이 아님을 경험하고 있다는 한탄의 소리도 들린다.
金剛山 산봉우리 모습을 보는 눈을 닦지 않고 巡禮길에 올라 봤자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다면 결과는 <태종실록>의 금강산 이야기를 실감하기 어렵게 된다. 근래에 촬영하였다는 사진을 잠깐 보았는데 그 촬영한 인식은 전혀 그런 경지에 이르렀다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예전 어른들이 보시며 감탄하고 즐기던 그 흐름을 우리가 배척해야 될 까닭이 없다면 <한옥문화> 제17집의 “바위문화”를 다시 검토하면서 우리들의 눈을 씻는 작업을 해볼 필요가 없으려는지 모르겠다.
금강산의 놀라운 이야기는 <世祖實錄>에서 더 실감나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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