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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한옥

한옥은 자연과 닮게 짓는다. 산자락에 의지해 지으면서 결코 산을 깍지 않는다. 정원에 쓰는 조경석도 원래 자연에 있었던 것처럼 천연덕스럽게 사용한다. 자연의 운행에 역행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뒷산능선과 닮은 초가지붕


한옥의 건축재로도 목재와 흙으로 헐어 넘어지면 환경의 오염없이 바로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재료들이다. 환경을 고려한 이러한 생각들은 환경보호의 차원에서 뿐만아니라 자연환경을 잘 이용해 우리생활에 가장 적합하도록 일조와 통풍 및 조형계획을 해왔다.

한옥의 가장 큰 특징은 온돌과 마루가 공존한다는 것이며 처마를 깊숙히 뺀다는 것이다. 한옥의 평면에 온돌과 마루가 공존하게 된 것은 추운지방의 평면과 따뜻한 지방의 평면이 결합하면서 생겨난 한옥만이 갖고 있는 특징이다. 사계절의 냉난방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방편이다.

요즘건축법에는 처마가 1미터 이상 나오면 건축면적에 포함되기 때문에 많이 빼고 싶어도 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우리의 문화환경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법조문 중에 하나이다. 처마를 깊숙히 하는 것은 여름에 실내로 들어오는 태양광선을 막아 보자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서 보다 쾌적한 실내환경을 만들 수 있고 여름을 시원하게 날 수 있는 것이다. 자연에 대한 자연스러운 순응이고 요즘처럼 에어콘을 억지로 돌려 얻을 수 있는 냉방병도 막을 수 있다. 선조들이 오랜기간동안 건축하면서 얻어진 지혜요, 조영철학 이었던 것이다. 한옥은 또한 울타리안에 큰 나무를 심지 않았으며 마당에 잔디를 심지도 않았다. 큰나무가 있으면 집안이 음침하며 벌레도 많아 위생적으로나 심리적적으로 좋지 않기 때문이다.

집은 쾌적해야 함과 동시에 명랑하고 밝아야 한다. 쾌적하기 위해서는 온도와 습도 등의 신체적 조건을 만족시켜야 하고 명랑한 기분을 주기 위해서는 밝아야 한다. 쾌적한 온도조건을 만들기 위해 처마를 깊숙히 빼다 보면 차칫 집안이 어두울 수가 있다. 그래서 집안을 밝게 하는 방편으로 마당에 잔디를 심지않고 마사토를 깔아 마당에 반사된 태양빛을 실내에 끌어 들였다. 대단히 고급스런 간접조명 방식이다. 설사 직사광이 들어온다 할지라도 한지를 투과하면서 순화된 부드러운 빛이 들어온다. 빛의 엄청난 조도차이에서 오는 시력의 감퇴를 막을 수 있는 지혜가 한옥에는 있다.

또 지붕의 비중이 크다보니까 너무 무거워 보이고 답답해 보인다. 그래서 자연에서 선을 하나 빌려와 지붕에 얹었다. 학이 막 날개를 접고 내려 앉으려 할 때의 모양 처럼 가겹고 율동적이고 생동감 있게 되었다. 기능을 만족 시키면서도 충분히 아름다운 조형언어를 사용한 것이다. 그것은 천연의 아름다움이며 인공의 멋은 아니다.

한옥에는 이러한 물리적이고 환경적인 것 이외에도 사람의 심성을 도야할 수 있는 여러가지의 배려가 있다는 것이 다른 어떤 주거유형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특징이다.

한옥은 기능과 사용에 따라 독립된 건물로 만든다. 각 건물을 놓을 때는 좌우대칭이 아닌 비정형적 배치를 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리고 각 채들은 마당을 사이에 두고 시원하게 배치된다. 대지가 경사지일 때는 깍지 않고 경사를 그대로 활용하거나 부토를 하여 수평을 잡은 다음 중요건물을 높은데 두고 부속건물은 낮은데 두어 공간의 위계성을 갖게 한다. 여기에 주전은 건물을 크게 하고 지붕도 높게 하여 조화로운 스카이라인을 갖게 한다. 같은 평면에서도 대칭적 구성을 하지 않는다. 또 방을 배치하여도 대청을 사이에 둔다던가 하여 독립성을 갖도록 구성한다.<그림1-태양고도와 일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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