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07.19 17:53

木壽의 런던통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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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0일

국립영국박물관 한국실 사랑방 창건공사

6월 29일에 영국 런던에 도착하여 사랑방 창건 공사에 착수하였다. 이미 제1진이 27일에 도착하여 바로 주초 놓는 작업을 시작하였다. 제2진에 도착한 3인까지 합계 10인이 일을 하여서 빠르게 진첩되기 시작하였다.
한국에서 이미 목재를 70% 정도 치목하였다. 100% 다 치목하지 못한 것은 혹여 수송도중에 재목에 하자, 뒤틀리거나 터지는 일이 야기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콘테이너에 넣어 배에 싣고 적도로 해서 그 먼 길을 오랜 시간 항해하다 보면 온도 차이 등으로 해서 목재에 이상이 초래되지 않을런지 한는 의구심이 있었다.

전에 불란서에 지은 顧庵書房고암서방(이응로 화백 미술관)에 필요한 목재 수송에 약간의 목재손상(뒤틀림)을 경험한데서 오는 우려였다.

우리나라에서 나는 춘향목이라는 홍송 계열의 소나무가 입수되어 영국에 올 수 있었다. 적송으로 짓는 것이 타당하다는 논의가 있었으나 워낙 귀하기도 하고 목재 구입비가 호대하여서 예산에 걸맞지 못하므로 몇 번의 주저 끝에 홍송을 구하기로 하였는데 다행히 조희환曺喜煥 도편수의 애 쓴 보람으로 아주 질 좋은 홍송을 구하게 되었다.

질이 적절치 못하여 완성된 뒤로 나무에 여러 가지 결함이 드러나게 되면 한옥의 체면 뿐만 아니라 나라 망신일 수도 있어 여러 가지 사단이 벌어질 수도 있게 된다.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적송이라면 전혀 구애되지 않아도 된다. 전세계에서 가장 양질의 소나무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못한 여건에서 적송에 미치지 못하는 목재를 사용하여야 하였으므로 조바심을 하지 않을 수 없게된 것이다. 그나마 차선책을 택하게 되어 다소 안도는 되었으나 만의 하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심정이다.

마침 적송 감으로 기둥 하나를 구할 수 있었다. 도착한 상태를 보니 적송은 정말 까딱도 하지 않았고 의연한 모습 그대로였다. 다 적송을 사용하였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30일에 기둥 그랭이 작업을 하였다. 12개의 기둥이 선다. 정면 3간 측면 간반의 규모이다.

영국박물관은 이웃의 왕실 도서관을 병합하여 확장을 하게되었고 도서관 서고에 한국실을 마련하게 되어서 사랑방은 건물 내에 건축하게 되었다. 이름은 사랑방이지만 실제로는 사랑채 한 채를 고스란히 짓는 작업이다. 대략 8평정도의 소박한 규모로 온전한 선비가 살 수 있었을 그런 사랑채이다.

처음에는 선비들의 생활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전시공간으로 기획되었다. 문방사우文房四友를 비롯한 조촐한 생활도구들이 전시되면 만족스럽다는 바램이었다. 그것이 사랑채를 본격적으로 짓고 그 건물을 통하여 한옥의 특성을 자랑하는 개념전환이 있었다.

문방사우는 자칫하면 중국적인 성향을 띄우는 기미를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지만 한옥은 중국집과 다르고 일본집과도 다른 고유한 기품을 지니고 있는 독특한 건물이므로 한국문화를 알리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라 할 수 있으므로 아주 고전적인 목조 건물로 조성하기로 하였다.

영국박물관 건축가가 한국을 방문하여 한옥을 탐구하는 단계 등을 거쳐 이 사업을 주관하는 한국국제교류재단과의 합의하에 木壽 申榮勳이 대표하는 기술진에 의뢰하여 '사랑방'을 조성하게 되었다.

한국 국제교류재단은 이 사랑방의 당호를 순수한 우리 말로 "사랑방"이라 명명하였다. 중국식 당호를 피하려는 의도이다. 영국을 비롯한 구라파에는 한국문화가 마치 일본이나 중국에서 파급된 저급의 것으로 오해하는 경향을 지닌 이도 있다. 이런 견해는 불식 되어야한다면 이번 기회에 한옥을 통하여 독특한 문화 성향을 알릴 필요가 절실해진다.

다행히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에리자베스 여왕의 하회마을 방문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한옥의 문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런 좋은 기회를 십분 활용할 수 있는 시기에 국립영국박물관 한국실에 한옥 사랑채를 짓게된 것이다.

7월1일 내일부터 기둥이 서기 시작하면 건물의 윤곽이 눈에 뜨이기 시작할 것이다. 박물관에서는 사진을 찍어 기록을 하고 있고 겨울호 기관지에 한옥 소개할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오늘은 이만 소식을 전하고 다음에 다시 2신을 보내야 하겠다. 기둥 세우는 일을 나가서 거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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