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07.20 08:00

귀국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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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 13일에 귀국하였다. 한옥문화원 동호인 여러분에게 귀국인사를 드린다. 그간 보낸 런던통신에 관심을 두셨던 분들에게도 감사를 드리고 싶다.

12일에 완성된 사랑방 앞에서 박물관장님 이하 런던박물관의 간부들이 베푼 송별연이 성대히 거행되었다. 다들 그렇게 좋아하였고 관계한 여러분들의 연설도 있었다. 한결 같은 한옥의 찬탄이었고 "한옥으로 해서 영국인들이 한국문화를 더 가깝게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라는 찬사도 하였다.

우리 교민들 반응도 있었다. "고향이 생겼다"는 것이다. 어려서 아직 한국을 가보지 못한 런던 태생의 자식들에게 "한국의 전통적인 살림집의 한 모습이 이렇단다"하고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고 즐거워하였다.

어느 분은 영국인 남편에게 자랑스럽게 한국문화를 말할 수 있게 되었다고 자못 격앙된 말투로 토로하였다. 그렇다면 그 반대로 영국인 부인에게도 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옥 짓는 일에 종사한 우리들은 매우 듣기 좋은 소리에 고무되었다. 이런 사실을 고국동포들에게 어떻게 알릴 수 있는지 아직 그 방도를 모르겠다.

영국 교포 한 분은 어째서 고국신문에는 이런 이야기들이 하나도 실리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우뚱하였다. 사실은 조그만 단신이 실렸는데 그 분은 보지 못하였나 보다.

일년에 런던박물관에 평균 600만 명이 다녀간다면 이제 한국실에도 100만 명 이상이 들를 것이고, 그 중에 사랑방에 관심을 두고 한국문화에 접근하려 하는 사람이 상당수에 이른다면 그도 또한 문화창달에 이바지한 일이 될 터인데, 그렇다면 이런 일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하였다.

이제 사랑방 안에 우리나라 국립박물관 전시 전문가들이 알맞게 가구들을 배치할 것이라 한다. 선비들이 살던 모습이 재현될 것이며 그에 따라 생활문화의 한 단면이 널리 알려지리라 기대하고 있다.

일본관에는 일본 고유의 찻집(茶室)이 있다. 축소하여 지은 작은 건물인데 일본 교민들은 거기에서 차 마시는 법을 시연한다든지 하는 행사를 한다고 하며, 굉장히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고 우리 교민들은 전한다. 부러웠었단다. 그러나 이제는 그 규모로 보나 격조에서 뛰어난 사랑방이 들어섰으니 어깨를 펴고 으쓱댈 수 있게 되었다며 새삼 다시 악수를 청한다.

한옥이 이루어지게 한 한국교류재단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런던박물관이 마침 새 단장 중에 있다. 같은 구내에 있던 왕립도서관이 새 건물로 이사하자 그 자리를 보완하여 새로운 전시실로 확장하는 중이다. 그 순간에 교류재단은 한국실 120평을 마련하게 되었다. 거의 20억의 귀한 돈이 투척되었단다.

그 돈이 결코 아깝지 않은 것은 일년에도 수백만 명의 관람객과 박물관교육을 통하여 탐구하는 학도들에게 자연스럽게 한국문화를 선양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간 한국실은 상대적으로 중국실과 일본실에 밀려 초라한 몰골이었다. 그 지경에서 벗어나 당당한 자세로 자기 문화를 말할 수 있게 마련된 것이다. 놀라운 발전이라 하겠다.

6월말 경 어느 날 한국인의 입장객수가 600명을 넘어섰다는 통계를 알려주었다고 한다. 입장권을 팔지 않은 바에 그만한 수가 입장하였는지 어찌 아느냐고 물었더니 <국립영국박물관 안내서>. 한국어판이 하루에 그만큼 나갔다는 것이다.

이제 금년 11월 8일에 한국실이 개관되면 엄청난 수의 한국문화인들이 자기문화특성을 다른 나라의 것과 비교하며 음미하게 될 것이다. 초라하지 않은 당당한 문화국민의 자세를 자랑하면서---. 그 점은 기왕의 초라한 한국실을 보아온 분들에게는 격세지감을 불러일으킬 것임에 틀림이 없다.

木壽는 운이 좋아서 런던박물관에 사랑방 짓는 일을 맡아서 하였다. 운이 좋은 것이다. 그간 송광사 대웅보전을 비롯하여 보탑사 3층 목탑과 안동 하회의 심원정사나 강화의 학사재 짓는 일의 책임을 맡았던 일도 좋은 스승 밑에서 배워 수련한 덕분에 감당할 수 있었던 행운이었다. 과분할 정도의 복을 타고난 것이다.

환송연을 끝내고 공항을 향해서 출발하는 우리 일행을 환송하기 위해 박물관장 이하 간부들이 대행길에 나와 서서 손을 흔들며 작별인사를 한다. 또 대사관에서 나온 분이 공항에까지 따라나와 출발에 이르기까지 수발을 다 들어주었다. 전에 받아보지 못한 후한 대접이다. 두루 감사할 따름이다.

11시간의 비행이다. 김포공항에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의 관계자들이 마중을 나와 있었다.

떠날 때 걱정스러워하던 표정이 가시고 맑은 표정이다. 그간의 소식을 다 듣고 알고 있다는 표시이다. 좀 쉬었다가 귀국인사 하기로 하고 다들 헤어져 정다운 이들이 기다리는 곳으로 흩어져 갔다.

숨 좀 돌리면 덴마크 Open air Museum에서 본 초가집들에 대한 참관기를 정리하여 보고하려 한다. 70여 동이나 되는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초가집들이 모였다.

다른나라의 살림집 구경이 재미있을 터인데 불행히 그날 디지털 카메라가 작동이 잘 되지 않아 사진을 전반부 일부만을 촬영할 수 있었을 뿐이어서 아쉽게 되었다.

이제 두 번 째 갔으니 삼세번 가야 그나마 제대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적어도 2일은 꼬박 걸릴 그만한 양이어서 무리하지 않아야 차분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여럿이 같이 갈 수 있으면 좋겠다.  

일단 귀국인사를 드린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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