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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일본사람들이 간행한 1930년대의 건축잡지(朝鮮と建築)를 뒤적이고 있다. 그 중 1943년 3월호의 박길용朴吉龍선생의 글로 특집으로 꾸민 서울시내의 土幕집 내용을 읽었다.
박 건축가의 글은 43년 즈음에 우리 백성들이 얼마나 어렵게 살았는지를 쓴 내용이나 가볍게 담담히 적어서 읽는 이로 하여금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있다. 그 분 글의 제목은 ‘牛肉と櫛’(쇠고기와 머리 빗)인데 길지 않은 수필이다. 대략 간추리면
“며칠 전에 친구와 만나고 있었다. 그 때 한 헙수룩한 사람이 오더니 친구 앞에 보따리를 끌렀다. 보따리에는 대나무로 만든 참빗(櫛)이 가득하였다. 그 사람은 친구에게 열개만 팔아달라고 한다. 그러자 친구는 아무소리 없이 돈을 주고 그것을 산다. 그가 보따리 싸들고 하직하고 가자 나는 이상해서 친구에게 물었다. 그 많은 빗을 사다 무엇에 쓰려는가? 그랬더니 친구가 하는 말이 저 빗을 파는 이는 때로 소고기를 갖다 팔기도 하는 이인데 그가 들고 오는 것은 언제나 팔아주어야 다음에도 그 귀한 소고기를 다시 들고 온다고 하면서 이 핍박한 시기의 인심을 토로하더라.”는 줄거리이다. 이 시기 일본은 감당할 수 없는 전쟁을 치르면서 전비戰費 마련에 급급하여 朝鮮사람들을 동원하고 경제를 쥐어짜고 있어서 생활이 말이 아닐 정도가 되었다. 그로 인하여 이 잡지가 특집호를 마련하였듯이 토막집 마을이 형성될 정도가 되었고 그 토막집 생활은 이루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
나는 6.25때 피란 가서 토막집 짓고 살아본 경험이 있어서 그 집이 얼마나 허술하고 비위생적인가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1940년대 서울의 토막집 광경을 보면서 가슴이 서늘해졌다. 잡지 첫머리에 실린 토막집촌의 전경은 ‘弘濟町(지금의 서대문구 홍제동 일대) 全山을 덮은 土幕群’인데 낮은 야산 전부를 토막집이 덮어 미묘한 형상을 이루고 있다. 또 특집으로 ‘土幕民의 生活環境과 衛生狀況’에 대하여 현지 조사를 통한 실태를 파악하려 하고 있다.
같은 시기에 일본인들이 이렇게 생활하지 않았다면 植民地 사람들만의 苦楚이었을 터인데 이 시기의 우리 조상들의 아픔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하고 대처해야 하는가를 한 번은 똑똑하게 정리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당시의 제1급의 건축가가 소고기를 구입하려 애쓰는 정도로 사회경제가 최악의 상태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 이런 여건에서 희생된 사람이 있다면 그들을 우리는 어떻게 예우해야 마땅한 노릇이 되는 것인지. 나로서는 그 어려운 문제에 접근하기가 매우 어려우니 다른 분의 高見에 의지하기로 하고 이 잡지에 실린 토막집이 한때 서울에 존재하던 한 유형의 집이었다는 점에서 우리 近代建築史에서라도 정리 해 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더 많은 자료를 수습해 보려 한다. 혹시 누구 이 문제에 공감하는 분이 계시다면 함께 추진해도 좋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많은 이들이 수집할 수 있는 많은 자료를 總整理 하면서 전후좌우를 함께 논의하면 진지한 성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광복이후 이 쓰라린 狀況은 어떻게 개선되었는지도 우리는 주목할 만 하다. 또 6.25때 피란민들의 토막집 조성의 상식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탐구하는 기본자료도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건축잡지의 특집 첫머리에 ‘人間として最低級の住居を考へ出す事は, 時節柄とは云へ何も建築家の仕事ではないてあらう. しかし吾吾の近くに住居として最低のものがある. この實態を知つておく事は吾吾にも必要である. 人間として住居をどれ位まて切りせげうるか, そんな生活からどの樣な影響があらはれるだらうか.’이라고 토막집 조사의 의도를 표명하고 있다.
움집과는 또 다른 성격의 토막집에 대하여 우리도 一家見을 정리해 두면 유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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