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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글을 쓰지 못한 채 지내야 하였다. 조선일보 출판부가 간행하고 있는 '마음으로 보는 우리문화'의 네 번째 책 <고구려>에 이어 다섯 번째인 <꽃담>을 만드느라 밤잠을 설치는 중인데, 평창 뇌운계곡에 한옥마을 이룩하는 일과, 여수의 지장대사 창건하는 일에 관여하게 되었다.
그 것으로도 겅중거려야할 판에, 금년 여름 한옥문화원에서 해마다 개최하는 ‘한옥과의 만남’을 위하여 대구광역시 달성군 화원읍에 가서 남평문씨南平文氏들이 마을을 이루고 사는 세거지世居地가 선정되었으니 살펴보고 와 <한옥문화> 제15호에 마을을 알리는 글을 쓰라는 편집인의 의뢰가 있어 또 현지에 가봐야 하였고, 돌아와 글을 쓰자니 사랑방 이야기가 뒤로 밀리는 수 밖에 없었다.
궁금해 하는 분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드린다.
문씨 마을에 대하여는 문중의 한분(전에 서울신문사 사장을 역임한 문희응文熙膺선생)이 집필하고 규장각 출판사에서 펴낸 <인흥록仁興錄>에 자세한 기록이 있어 기본 도서로 참고할 수 있었다. 이 기록을 토대로 하고 살피는 중에 수봉정사壽峯精舍라는 마을의 사랑방에 대하여 주목하게 되었는데 실제로 가서 살펴보다가 木壽는 그만 주저앉고 말았다.
이 건물 대청은 2간인데 그 중앙에 있어야할 고주高柱가 눈에 뜨이지 않는다. 하도 놀라워 눈을 비벼가며 찾아보나 역시 고주가 눈에 뜨이지 않는다. 고주를 생략하고 말았다. 다른 자리에는 당당한 고주가 버티고 섰는데 대청 중앙 사람들 눈에 제일 많이 뜨일 자리의 고주를 생략하다니 놀라운 일이다. 도편수의 기개가 대단하였나 보다.
이 건물 구석구석에는 도편수의 곰살궂은 맛이 알알이 배어 있어서 여기저기에서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금년의 여름철 한옥과의 만남에서는 바로 이 점에 이야기를 집중하면 한옥을 탐구하는 길에서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게 될 것 같다.
이런 구조는 글을 통해 배운 사람들 눈에는 잘 뜨이지 않는다. 오히려 일터에서 글 없이 배운 사람들에겐 친숙한 부분이고, 한옥이 지닌 다정한 멋이 함축되어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으므로 익혀두면 이 다음에 한옥을 자기 것으로 만들 때 크게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시는 이런 방식을 보기 어려울 것이란 점에서 이번 ‘한옥과의 만남’ 참가자들은 매우 유익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아뿔사 너무 강하게 말하였나? 한옥 좋아하는 사람 많은 터수에 너무 유혹하면 그 많은 분들을 무슨 수로 감당하려고?
이 건물의 재목들은 소나무가 아니라 가죽나무 등의 활엽수이다. 소나무 침엽수針葉樹의 목재와 활엽수闊葉樹의 목재로 목조건물 짓는 법식과 기법은 서로 다르다. 자연히 그 문제에 대하여도 주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번 여름의 탐구는 아주 내용이 다양하고 재미 있을 것 같다.
이번 <한옥문화> 제15호 남평문씨 세거지 특집호는 건축사를 공부하는 이들에게도 기본 자료가 될 수 있을 만큼 김대벽 선생님의 사진이 거의 완벽하다. 그 어른의 사진이 늘 그렇지만 한옥이 내포한 내면의 세계까지를 잘 표현해 주셔서 우리에겐 다시없는 탐구의 기본 자료가 된다. 김 선생님은 그동안 벌써 몇 번을 마을에 다녀오셨다. 그만큼 열성과 정성을 다해 주셨다.
이번에 나온 포스터를 보면 그 어른의 안목이 어떤지를 직감하게 된다. ‘조산무더기’가 동구를 지키고 있는데서 멀리 마을 뒷산이 보이고, 산 아래로 기와집들의 마을이 은은하다. 그런 장면이야 말로 명당마을의 심상心象인데 참 잘도 구도를 잡아 묘사해 내셨다. 그 사진을 김섭 디자이너가 잘 가꾸어 멋진 포스터를 완성시켰는데 흑백으로 인쇄한 사진이지만 색깔 있는 글자와 어우러지면서 멋진 화면이 되었다.
한옥문화원이 복이 많아 저런 분들의 명품을 앞장세울 수 있었다. 감사를 드린다. 여러분들도 그 포스터를 보았을 터이니 감상을 적어 보내주시면 서로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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