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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에서 건너온 문화

지금 열심히 일본에서 수집해온 자료들을 정리하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일단 여과하지 않은 채로 디지털카메라에 담은 자료를 노트북에 넣었다가 CD에 굽고 그 것을 다시 노트북으로 보면서 자료를 정리하는 작업이다.

요 며칠동안은 지난 해 11월에 이즈모出雲, 시마네島根, 돗도리鳥取縣 일대를 탐사다니면서 촬영한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이 지역은 한국 동해안에서 떠내려온 라면봉지가 바닷가에 많이 표류되어 온다는 소문이 파다해서 전에 부터 흥미롭게 여기던 고장이어서 김왕직박사 내외와 함께 전세 낸 승용차를 타고 신나게 돌아다녔다.
이즈모에는 일본에서 손꼽히는 큰 신사가 있다. 出雲大社인데 일본 건국신화에 등장하는 신령들이 제사를 잡숫는 곳이라 한다. 八雲山이란 영산이 신사의 背山이다. 神奈備山으로 떠받들어 모셔지는 긴 산맥 끝에 바닷가에 솟아오른 동그스럼한 山形을 한 높지 않은 산인데 평퍼짐하고 푸근하게 잘도 생겼다.

흔히 여근혈에 해당한다고 말하는 산형이면서  당찬 맛도 지녀서 그 기슭에 터를 잡으면 기운이 생동하고 산천정기를 올곳지게 받아 풍요로운 이득을 얻을만 하다는 예점을 얻어 卜占하였을법 하다는 평판을 듣는 유형에 많이 닮았다.

지금의 건물들은 후에 중건된 것이며 창건 당초에는 높이가 16丈(16척, 약5m)이나 되는 기둥을 여러개 세워 高臺를 만들고 그 위에 본전을 지었었다고 하며 당시에 사용되었던 기둥을 발굴하여 문헌의 기록된 모습을 알아낼 수 있게 됨에 따라 당시의 모습을 그려 볼 수 있게 되었다 한다. 발굴된 지름 1.5m에 가까운 까맣게 된 기둥과 함께 추정한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 전시하고 있었다.
바닷가 산기슭에 저렇게 높게 발돋움하게 하고 신전을 지은 까닭은 무었일까 하는 궁금증이 앞선다.
여기 저기 절터를 찾아다녔고 탑을 세웠던 자취도 보았다. 그 중에는 설명판에 한글로 '오오미도 절터'라고 쓴 곳도 있었다. 이 절터에서 수습된 기와 등이 전시되어 있는 자료관엘 찾아갔더니 전시된 기와 앞에 우리 말로 쓴 설명판이 있다. 반가워 읽어 보니 '오오미도절터 大御堂廢寺跡.  나라시대 8세기. 산인山陰지방에서 먼저 창건된 하쿠오白鳳 사원. 절터는 1.5h 이상으로 國寺특유의 觀世音寺式 가람배치를 하였다. 연꽃무늬의 막새기와, 全身像 도깨비 무늬 기와가 발견되었고 청동수저, 塑像, 불상주조의 거푸집 등 출토품이 풍부하다.'
기와 막새와 도깨비무늬 기와를 전시한 자리에도 한글의 설명문이 있다. 그 중 도깨비무늬 기와를 설명한 글에서는 '도깨비의 전신상, 한반도 신라가 루트이다'라고 하였다. 신라 계의 기와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설명이다.
木壽는 백제 瓦博士가 일본에 진출하여 사원을 경영하는 일에 관여하였다는 문헌기록을 읽었다. 지난번 오사카에서는 오래된 절터에서 재미 있는 안내문을 읽었었다. 처음엔 와박사가 다른 전문가들과 동행하지 않아 법당에 기와를 올릴 수 없었지만 후에 와박사가 옴으로 해서 기와를 만들어 기와지붕을 만들 수 있어 절이 번듯하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안내문에는 후에 와박사가 만들어 지붕을 이었던 막새기와 발굴품을 사진으로 수록하여서 백제계 연꽃무늬의 막새의 한 자료를 실견할 수 있었다.
여기 신라계 기와를 보니 신라에도 전문 匠人 와박사가 있어 여기에 와서 저런 기와를 만들었던 것이나 아닌지 하는 의문이 일어났다. 아직 나는 문헌을 통하여서 신라 와박사의 존재를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하긴 아는 것이 너무 없는 처지이긴 해도 이런 자료를 보면 자꾸 궁금증이 앞을 선다.
이 지역이라면 신라인들이 충분히 진출할만 하다. 라면봉지 보다 재주있는 인간이 건너오기 어렵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즈모의 신사를 저렇게 높게 지었던 것이 혹 두고온 산하를 바라다 보기 위하여 발뒤굼치를 드는 생각에서 그렇게 하였던 것이나 아닌가 싶은 생각이 퍼뜩 떠오른다. 처음 길이라 아직 서트루긴 하여도 이번 행보는 매우 재미 있었다. 누가 먼저 여기 다녀가시면서 좋은 자료를 수집 정리한 분이 계시다면 한 수 배웠으면 좋겠다. 그런 자료를 보고 일깨워 질 수 있다면 물론 다시 찾아가 차분히 탐구하는 일도 계속할 속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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