木壽의 사랑방이야기 제26화

by 신영훈 posted Jan 30,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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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머물 때 구입한 책 중에서 아직도 읽지 못한 책이 적지 않지만 그럭저럭 조금씩 읽고 있다. 또 한옥문화원에서 구입한 『日本古寺全集』25권도 틈틈이 읽고 있는데 이 책은 대단히 큰 圖錄이어서 서가의 넓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전에 글을 쓰면서 우리 조상들이 일본에 가서 노력한 뛰어난 사실을 설명하면 더러 일본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곤하였다. 미심쩍다는 의미가 밑바탕에 깔린 질문이라고 느껴진다. 왜곡하기를 밥먹듯 한다니 일인 학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과, 우리니까 우리 조상의 노력을 지나치게 美化시킨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포함되었다고 보인다.
그러나 『日本古寺全集』1권에 실린 關口欣也교수가 쓴 「大陸建築樣式의 傳來」라는 글에서 朝鮮 三國과 統一新羅에서 전래된 건축이 飛鳥建築 발전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였다고 누누이 설명하였다. 그것이 史實이니 숨긴다고 숨겨질 일이 아니므로 事實대로 설명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오히려 우리에게 있다. 그들이 왜곡하였다고 의심하기 전에 우리도 우리 조상들이 그곳에 가서 어떤 성과를 거두셨는지에 대한 탐구를 충분히 해야한다.
무슨 기미가 있으면 공연히 흥분하는 수가 많다. 수준 이하일 때의 한 흐름이라면 우리도 이제는 성숙할 시기가 되었다. 충분히 탐구하고 논리적으로 대항하면 족할 것이라면 우리도 착실하게 탐구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하며 많은 전문가를 배출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 우리 주변에는 전문가의 수가 많지 않다. 그런 탐구를 하면서 밥 먹을 처지가 갖추어져 있지 않으니 전공하겠다는 지망생이 적을 수밖에 없다. 이런 취약성을 보완하려면 어느 재단에서라도 전문가 양성에 투자하면서 격려해주어야 한다. 그들이 정성스럽게 만들어 낸 책이 팔리면 차츰 성과를 더해가면서 우리 문화인들의 수준이 다함께 그만큼 성숙될 것이다.  그런 날이 빨리 오기를 빌면서 오늘도 일본사람들이 쓴 우리 조상들이 이룩하신 성과에 대한 글을 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