木壽의 이야기사랑방 제 88화

by 신영훈 posted Oct 05,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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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또 책을 샀는데 서역으로 통하는 초원의 길 문화유적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다. 일본 학자가 쓴 책인데 여러 사진자료가 수록되어 있어 흥미 있게 참고할 수 있었다. 벌써 상당한 기간이 지났고 일본에서의 이 방면 연구는 상당한 업적을 쌓는 노력이 축적되어 있다. 그 결과로 일본문화의 원류가 ‘실크 로드’라는 말을 할 정도에 이르렀다.
종래 일본문화는 한반도에 건너왔다고 하다가 중국에서 왔다고 말을 바꾸더니 대륙에서 왔다고 주장하다가 이제는 서역에서 왔다고 논의를 집중하고 있다.
그 서역문화가 한반도를 거치지 않고 서역에서 중국 땅을 거쳐 바로 바다 건너 일본에 도착하였다는 주장을 편다.
일본 사람들이 쓴 서역관계 글을 묶은 내용의 책을 그동안 읽은 것이 32권 정도인데 이번 책을 읽으므로 해서 33권 째가 되었다. 이 논의는 우리에게도 매우 유익한 내용이 된다. 고구려 역사 문제를 탐구하는 일에서도 말을 타고 다녔을 고구려인들의 자취를 찾는 일에서 이 지역의 자료는 우리에게 매우 유익하다. 그런데도 우리 학계에는 아직 이 지역 문화탐구가 넉넉지 못한 것  같은 인상이다.
개인이 다니기엔 아직 익숙지 못하다면 나라에서라도 연구팀을 파견하여 지속적으로 탐구를 이어나가도록 마련해 주는 일이 요긴하다. 이는 서역을 통한 문물의 이동 경향이 우리에게 어떤 결과를 미쳐 왔는지를 파악하는데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서역을 통한 서방의 문물과 고구려의 문물이 지닌 내용을 분석하고 파악하면 고구려와 중국문화가 어떻게 다른지를 찾아내는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주머니가 넉넉하지 못하여 아직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지만 누가 좀 거들어 주면 자동차 두어 대를 나누어 타고 한 일년 이 지역을 다니며 우리 시각으로 그 지역 문물들을 직접 살폈으면 더 할 나위 없이 좋으련만 생각뿐이지 아직 소원이 이루어질 기미가 없다.
여러 분야의 많은 독지가들이 좋은 일 많이들 하시는데 이런 문화탐구의 분야에도 관심을 두고 지원해 주실 방도를 강구하시는 분도 계셨으면 싶다.
자기 문화의 속내를 들여다보는 작업도 필요한 법이다. 남에게 내 이야기 하려면 이런 객관적인 자료들이 요긴하기 때문이나 우리는 우리문화의 실체를 남에게 말하려는 의도가 좀 나약한 편에 속한다는 평판을 듣고 있다. 경제적인 도약도 중요하지만 문화의 긍지도 결코 소흘 할 수 없는 것이라면 내 것을 남에게 알리는 한 수단으로라도 이 지역 탐구를 통한 자기 문화의 바탕을 정리하면 매우 유익한 결과를 얻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어느 분 좋은 소식 전해주시기를 간절히 소망하면서 기다리고 있어야겠다. 우리 문화를 세계에 내 놓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