木壽의 이야기사랑방 제 101화

by 신영훈 posted Apr 0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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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집으로 옮긴 책과 자료정리로 책상 위가 혼란하다. 그런 중에 강원도에 큰 산불이 났다는 TV의 화면을 보면서 나라 운세가 아직도 피어나지 못하는 지경을 헤매고 있음을 다시 느끼면서 이것저것 뒤지다 보니 건봉사乾鳳寺 李大蓮 주지스님이 편찬한 책으로 보이는 복사본이 나타나는데 乾鳳寺及乾鳳寺末寺史蹟이라 하였다. 차례를 보니 건봉사의 (1)史蹟 (2)屬庵일람 (3)건물, 토지, 임야 (4)건봉사의 보물 (5)탑, 부도, 비 (6)眞影 (7)古記錄을 차근차근하게 기록하고 이어 백담사百潭寺, 신흥사神興寺, 낙산사洛山寺, 화암사禾岩寺, 명주사明珠寺, 영혈사靈穴寺, 수타사壽陀陁寺, 심곡사深谷寺, 오제암烏啼庵의 여러 사암들을 차분하게 정리하였다.
얼핏 다시 TV를 보니 洛山寺가 불길에 휩싸이면서 무참한 지경을 당하고 있었다. 이것 어찌된 일인감.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혹시 어느 재수 없는 사람이 얼찐거린 업이나 아닌지 자못 걱정스럽소이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얼른 낙산사 항목을 펼쳐보았다. <洛山寺 (江原道襄陽郡降峴面前津里)事蹟>라는 항목이 보인다. 1929년에 쓰신 글이다.

一千七百三年(新羅文武王十六年丙子 주:서기676년) 義湘祖師- 洛山寺를 창건刱建하다
  三層石塔을 建造하야 보주寶珠를 藏하고 十六羅漢像을 소성塑成하다
  義湘이 觀音窟 창건하고 旃檀土로 觀音像을 造成하고 紅蓮庵을 建하야 奉香所를 삼으니라
一千八百十三年(新羅元聖王二年丙寅 주:서기786년)寺 의 대부분이 燒하다 (불에 탐)
一千八百八十五年(新羅憲安王二年戊寅) 梵日大師- 正趣菩薩의 石像을 川間에서 得하야 佛殿    을 建하고 奉安하다
二千四百二十二年(朝鮮太祖元年乙亥 주: 원년은 壬申 서기1392년임) 朝鮮太祖- 春秋로 使    를 遣하야 三日齋를 設하니 其後에 每年의 恒規가 되니라
二千四百九十四年(朝鮮世祖十二年丁亥 주:정해는 세조 13년 1467년임)朝鮮世祖- 洛山寺에    幸行하야 香幣를 獻하고 寺를 重建케하다
  世祖- 僧學悅을 命하야 三層石塔을 九層으로 改造하다
二千四百九十六年(朝鮮睿宗元年己丑 주:서기 1469년) 朝鮮睿宗이 敎旨를 下하야 寺를 重建    하고 大鐘을 鑄하고 田地와 奴婢를 賜하다
二千四百九十七年(朝鮮成宗元年庚寅) 朝鮮成宗이 敎旨를 下하야 田畓과 奴婢를 賜하고 徭役    을 減하고 寺有壏盆을 免稅하고 寺의 附近에 捕魚採藿을 禁하고 寺山의 伐木放火를 禁止    하다
二千六百四十六年(朝鮮光海君十一年己未) 觀音窟을 重建하다
二千六百五十八年(朝鮮仁祖九年辛未)洛山寺-災하다.
  化主宗密學祖等三十六人이 寺를重建하다
二千六百七十年(朝鮮仁祖二十一年癸未)洛山寺-災하다
  化主道源大珠等四十五人이 寺를 重建丹雘하다
二千七百十年(朝鮮肅宗九年癸亥) 觀音窟의 佛像을 改金할새 一顆明珠가 空中에서 落下하니    僧釋謙이 明珠를 藏하기 위하여 塔을 造成하니 九年에 竣成하니라.
二千七百二十一年(朝鮮肅宗二十年甲戌) 空中舍利碑를 立하다.
二千七百二十四年(朝鮮肅宗二十三年丁丑) 僧精粹- 印月庵을 刱하다.
二千七百六十四年(朝鮮英宗十三年丁巳) 釋謙等이 射蹟板을 刻하다.
二千七百七十九年(朝鮮英宗二十八年壬申) 僧眞麟이 觀音窟을 重修하다.
二千八百四年(朝鮮正宗元年丁酉) 洛山寺- 災하니 圓通寶殿이 災를 免할뿐이니라.
二千八百五年(朝鮮正宗二年戊戌)化主雲鶴等이 寺를 重建하니 營邑의 指揮로 襄陽十二面民을    起役하니라.
二千八百二十四年(朝鮮正宗二十一年丁巳)寺僧惠旻이 觀音窟을 重建하다.
二千八百八十一年(朝鮮哲宗元年甲寅) 化主鏡峯念眞肯念等이 圓通寶殿과 龍船殿을 重修하다.
二千八百九十三年(朝鮮高宗三年丙寅) 潦水로 因하야 紅蓮庵이 倒壞하다.
二千八百九十六年(朝鮮高宗六年己巳) 化主義演이 紅蓮庵을 重建하다.
二千九百十五年(朝鮮高宗二十五年戊子) 寺僧仙鶴이 賓日樓를 重建하다.
二千九百十八年(朝鮮高宗二十八年辛卯) 寺僧應岩, 仙鶴等이 龍船殿을 重建하다.
二千九百二十年(朝鮮高宗三十年癸巳) 仙鶴, 仁坡等이 靈山殿을 重建丹雘하다.
二千九百三十五年(大韓隆熙二年戊申) 觀音窟이 壞하다.
二千九百三十八年(辛亥 주:1912년) 十二月에 金白月이 住持에 就任하다.
  化主興雲 晴湖兩師- 觀音窟을 重建하다.
二千九百三十九年(壬子) 乾鳳寺의 末寺가 되다. 使僧海星이 賓日樓를 重建하다.
二千九百四十一年(甲寅) 海星이 天王門을 重建하고 天王像을 改彩하다.

불이 여러 번 나긴 하였지만 이번처럼 절 경내 건물이 다 타다 시피 全燒한 예는 없었던 것 같고 탄 건물은 곧 제 모습으로 重建되었다. 중건이란 말은 어제의 집터에 오늘의 집을 짓는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어른들의 자취를 잘 닮아 간다는 의도가 함축되었는데 지금은 復元한다고 문화재청은 公論하고 있는데 경복궁이나 창덕궁의 지금의 공사에서 보듯이 이익을 추구하는 都給業者에게 주어 조선조의 尺度나 道具를 사용하지 않은 채로 예스럽게 흉내만 내고 있다. 낙산사의 회복도 역시 복원이라는 자세로 제 모습을 찾으려 한다면 다시 空論으로 낙착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文化財復元을 문화재청에서 直營하지 않으면 현대인들의 복원은 후대사람들의 날카로운 批正의 지탄을 받게 될 것이 明若觀火하다. 어느 시기에나 바로 잡혀 질려는 지 우리는 자세히 지켜보기로 하자. 불난 집에 부채질 하고 있는 꼴이나 아닌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