木壽의 이야기사랑방 제 109화

by 신영훈 posted Aug 22,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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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에 이어지는 글이다. 朴琮선생님의 글은 치밀하여서 읽으면 마치 직접 가서 보고 있는 듯이 느껴져 참으로 좋다. 이제 부터 백두산으로 오르는 장면이다.

16리를 가서 한 높은 嶺에 오르니 여기가 곧 甲嶺이다. 멀리 정서쪽을 바라다 보니 경계가 아득히 넓은데  산 하나가 눈을 가리고 섰다. 희기가 비단을 볕에 바랜듯 하여 사람들은 이를 소백산이라 일컫는다. 5리 가서 南下倉에서 점심을 먹었다. 博下泉의 나무다리를 건너 시냇물을 따라  數里 내려가서 서쪽으로 꺾어돌아가니 작은 고개가 있는데 가파르다. 넘어가서 다시 강을 끼고 5리를 가서 한 비탈을 올라가니 여기에 홍살문이 있다. 이로부터 길은 두만강과 만났다 떨어졌다 하다가 또 비탈길 두곳을 지나니 깊은 골짜기 길이 10리이다. 다시 더 10리를 가니 비로소 임강대에 당도한다. 들이 넓게 열리고 강물이 그 어구를 끼고 도는데 들판이 끝난 곳에 달 처럼 생긴 작은 산봉우리들이 있고 강가에는 사람 사는 마을이 있다. 한 줄기 시내가에는 물방아가 쉬지 않고 오르락 내리락 찧고 있으니 보기가 아주 좋고 풍성해 보인다. 다시 5리를 더 가서 두만강에 합류한다는 西북川에  당도하였다. 물을 따라 몇리를 올라가니 나룻배가 있어 사람들을 거너준다. 여기 나룻배는 긴 통나무를 파서 만든 것이며 사공의 조정이 능숙하여 삽시간에 왕래한다.

길은 산을 끼고 돌면서 올라가는데 길은 매우 험난하다. 다오르니 넓은 들이펄쳐지는데 삼나무 전나무 등이 삼밭같이 들어섰다. 여기사는 백성들은 나무를 찍어 밭을 이루고 있는데 나무를 다 자르지 못하여서 밭가운데도 드문드문 나무가 서 있다. 땅이 비옥하여 곡식이 곡식이 숲을 이루어서 넉넉하며 집을 짓는데도 그리 힘들지 않게 단지 통나무를 겹쳐 쌓았다. 임강대로 부터 5리를 더 들어와 三山의 민가에서 잠을 잤다. 이 날은 75리를 걸었다.

20일 아침 일찍 일어나니 하늘에는 붉은 빛 노을이 가득하다. 아침의 붉은 노을은 비가 내릴 징후라고 근심을 하였는데 얼마 후에 구름은 사라지고 깨끗이 개었다. 이로 부터는 사람이 살지 않은 무인지경이라 한다. 백두산이 가까워질 수록 추워서 풀이 살지 못해 말먹이가 귀하다고 한다.

그러니 행장을 정리하고 말먹일 풀도 준비하여야 하였다. 입산자들은 하인까지 합쳐 37명이고 말은 13필이다.

길 안내할 全通成이란 이를 구하였다 그는 三山에 사는 이로 그 마을의 約正이라 한다. 그는 백두산을 12차례 왕래하였다 한다. 부친도 약정이셨는데 壬子년 국경선을 정할 때 木冊 세우는 일을 맡아 하였다 한다. 여기의 길을 개통한 사람은 茂山사람 포수 韓致益과 甲山 포수 宋太先이라 한다.  
수림이 무성하여 지척을 분간하기어렵다.17리 가서 豊坡에 이르니 또 갈림길이 나오는데 오른편으로 따라갔다. 60리를 가니 烏巖이란 마을이 있다. 5,6년전에 개척된 마을이란다. 오암을 지나 다시 50리 되는 들판이 있고 이를 지나면 正平이란 들판인데 토지가 비옥해 오암 보다 나아 보였다. 풍파도 넓은 들인데 가끔 진창길을 만난다. 더러 나무다리가 있어 물어보니 鍾城군수 趙공이 입산할 때 설치한 것으로 두 해가 지나서인지 더러 상한 것도 있다.
19리를 더들어가니 깊은 계곡인데 그 깊이가 천길이나 될듯 아슬아슬하다. 걸어서 내려가니 물소리가 점점 요란해 지더니 맑은 물에 산그림자가 비추어 있다. 여기가 小紅丹水이다. 시냇가 녹음이 우거진 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南壁에는 李明煥이 새긴 글자가 있다.
全通成이 이르기를 예전에는 여기에 오면 반드시 山神祭를 올렸으니 우리도 지내자고 한다. 조첨지가 스스로 헌관이 되어 축문을 읽고 전통성은 하인들과 엎드려 예를 올린다.
서쪽  협곡으로 올라 석류게덕이란 곳에 당도하니 산 언덕이 상당히 평평하다. 이런 곳을 德이라 부른다. 삼나무들로 밀림이 되었는데 일시에 같이 컸는가 싶다. 석류게덕을 지나 長坡에 이르렀다.  숲이 조금 열리고 평림이 전개되는데 한 쌍의 학이 공중에 떠서 펄펄 춤울 추고 있다.
멀리 정동으로 흰눈을 이고 있는 산이 있으니 곧 장백의 봉우리이다.  바라다 보기엔 높지 않은것 같으나 지금 올라 와 있는 여기를 감안하면 대단히 높다는 점이 짐작된다.강파의 내를 건너 綠雲에 이르니 여기는 東山의 서남이고 甑山의 동편이다. 장파동에서 30리 덜어진 곳이다. 나무 잘라다 막을 치고 나는 城主와 함께 머물게 되었다. 이날은 68리를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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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쯤이면 이런 곳에 다녀볼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드니 속이 상해 오늘은 이만 접어두고 다음에계속하는 일이 좋을것 같다. 우리들 다함께 이런 백두산 등정을 갈 날을 손꼽아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