木壽의 이야기사랑방 제 113화

by 신영훈 posted Nov 02,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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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조 초엽의 이름난 문장가로 지금도 칭송을 듣는 분 중에 강희맹姜希孟(1424 ~ 1483)이란 분이 계셨다. 국어사전에서 그 분을 소개하며 간단히 기록하였는데 다음과 같다.

  조선조 때의 문신. 자는 경순景醇, 호는 사숙재私淑齋   국오菊塢. 본은 진주. 희안希顔(書畵家로 이름을 떨친 분)의 아들로 세종 29년(1447)에 문과에 급제한 후, 병조兵曹, 이조판서吏曹判書를 지내고 판돈령부사判敦寧府事를 거쳐 좌찬성左贊成에 이르렀고, 지춘추관사知春秋館事로 신숙주申叔舟 등과 함께 <세조실록世祖實錄> 편찬에 참여하였으며, 문장이 뛰어나 죽은 후에 성종成宗은 서거정徐居正으로 하여금 유고를 편집하게 하였다.  그의 저서로는 <희맹박람강기希孟博覽强記>,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與地勝覽>, <사숙재집私淑齋集> 등이 있다.

  이 姜선생이 세조께서 금강산 여러 절을 순례하던 때 일어난 기이한 하늘의 이적을 직접 목도하고 글을 지어 세조를 찬탄한 글이 實錄에 실려 있다.
  얼마 전에 인곡당 총무원장 장례식 날 하늘에 일어난 해 무리의 신기한 이변을 보면서 감탄하였던 경험이 없었더라면 한 착실한 신하가 임금님을 찬탄하기 위해 과장한 글처럼 느꼈을지도 모를 그런 내용이 서술되어 있는데, 이 이적을 몸소 체험한 세조를 수행한 관원들이 입을 합쳐 진하陳賀한 사실이 기록되어 있음에서 실제로 목격한 이적의 찬탄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우리는 아첨을 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어서 옛날 분들 중에도 그런 분이 계셨을지도 모른다는 지레짐작을 하지만 정확한 사실의 기록과 그에 대한 진심어린 찬탄의 간곡한 글도 적지 않았음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다.
요즈음 낙산사 자료 정리로부터 시작된 왕조실록王朝實錄의 열독閱讀에서 많은 이야기를 배우며 터득하고 있다. 그간 내가 배운 조선역사를 서술한 학자님들의 글 중에는 좀 자료가 부족하고 혹은 이해가 미흡하였던 것이나 아닌지 싶은 내용도 이번에 더러 눈에 띄어서 그간 내가 쓴 글 중에도 그런 일이 적지 않았을 것이란 자괴감自愧感으로 은근히 번민하고 있다. 이제 단단히 다시 읽으며 좀 더 착실하게 이해를 해야 하겠다는 다짐을 거듭하지만 워낙 천박한지라 겁만 더럭더럭 날 뿐이지 별다른 진전이 있지 못한 형편에 있다. 그래도 열심히 다시 읽고 있다. 지금까지 다른 분의 시각으로 이해하려던 선입견을 벗어 던지고 내 스스로의 식견으로 착실하게 터득하려고 작심하고 있다.
  이번 왕조실록의 閱讀은 불교건축에 대한 과제를 주안점으로 삼을 작정이다. 그러나 역시 천박해서 제대로 다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므로 여러분들의 도움을 얻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누구 이 분야를 숙독熟讀하시고 터득하신 분이 계시면 찾아가 뵙고 가르침을 받고 싶다. 그런 분과의 인연이 어떻게 생기려는지.........................누구 좀 알려 주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