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짓는 순서와 기법

3. 배치에서 지붕까지 - (13) 지붕

by 운영자 posted Dec 2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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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지붕

    서까래와 도리가 한 몸이 되도록 접착하는 일까지 목수가 끝내고
    나면 기와쟁이들의 일이 시작된다.

    지붕의  구성은 산자 깔고, 적심과 느리개를 설치하고, 지붕 골고
    루 흙을 덮는 보토작업을 한 후 바닥 기와 잇는 순으로 이루어진
    다.

    지붕의 기능은 우선 빗물 처리에 있다. 지역적인 특성에  따라 지
    붕 물매 각도가 달라진다. 물매가  싸게(급하게)  잡히는  집들은
    강우량이 많은 고장의 것이고, 강우량이 적은 지역이면  물매가
    뜨다(완만하다).  물매가 뜬 집의 처마는 얕다. 얕다는 것은  기둥
    과  처마  끝까지의  사이가 짧다는 뜻이다. 반대로  물매가  싸면
    처마가 깊으며, 따라서 기둥과  처마 끝까지의 사이가 길다. 그러
    므로 처마가 깊다는 말로도 표현된다. 처마가 깊거나  얕음에  따
    라 지붕이 차지하는 크기 즉 갈비(지붕의 너비)는 크게도 되고 작
    게도 되는데,  이것의 면적은 기둥이 구성하는 주간의 평면  넓이
    와 상관된다. 지붕이 크고  처마가 깊으면 가구에서 공포가  발전
    하여야 된다. 깊게 구성되는  처마의  하중을 지탱하기 위하여 긴
    서까래의 무게를 버틸 구조물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초가집에서 처마 깊이만으로 낙수물 처리가 어려운 지방, 즉,  가
    구만으로는  충분한 구성이 어려울 경우에는 '달개'를 처마  끝에
    잇대어 낸다. 이것은 특히 남쪽지방에서 크게 발달하였고,   지금
    도 제주도의 초가집들에서 차양과 달개를 볼 수 있다. 달개가  달
    린 집을 '달개집'이라고 부른다.

    더러 소나무 가지를 두름 엮어 다는 '송청'도 있다. 고려시대 이래
    의 구조이다.

    천연적인 자재가 지붕에 쓰이던 시절에는 자연,  식물성 · 동물성
    · 광물성 용재가 지붕을 이루는 중요한 것이었다.

    그러나 기와지붕이 등장함에 따라 지붕의  구조는  다양해졌고,
    장식적인 기법은 함께 발달을 보게 되었으며 기와집은 다른 자재
    로 지붕을 있는 집보다 격조 높은 집으로 여기게 되었다. 그러면
    서  왕실 · 관아 · 사사(寺社) · 고급 건축물 · 부잣집 등은 지붕을
    기와로 엮게 되었고 가난한 집에서는 자연에서 직접 채취 가능한
    천연용재를 사용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