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한옥교실

청소년 한옥교실 11 - 지붕[1]

by 운영자 posted Dec 2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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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 문화재 수리 기술자협회 이사이신 황의수 선생님께서 쓰신 것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청소년들이 한옥 지붕을 잘 이해하도록 돕기위하여 이 글을 올리는 것을 허락하셨습니다.


집에서 지붕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히 크다. 지붕으로 덮여 있는 부분이 시각적으로도 전체의 반을 차지하고 있고, 비나 눈 그리고 햇빛과 바람으로부터 실내를 보호해 주는 역할은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다.

지붕은 도리 이상의 구조를 지칭한다. 도리위에 서까래를 걸고 기와를 덮을때까지의 과정은 세심한 주의를 요한다. 집이 다 지어진 이후에 문제가 발생하면 쉽게 손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간혹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으나 실제로 비가 샌다든지 하게 되면, 그 습기로 인하여 서까래가 부식되고 이는 결국 많은 비용을 들여 보수를 해야하는 어려움을 발생시키는 경우가 많다.



지붕은 외관상 많은 부분을 점유하는 만큼 의장적인 측면도 고려되어야 한다. 보기 좋고 아름다운 집이 되기 위해서는 지붕을 날렵하게 꾸며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이 지붕을 이루는 곡선의 처리다. 특히 처마의 곡선들은 서까래를 걸 때 이미 결정되기 때문에 목수의 안목이 크게 작용한다. 지붕마루를 장식하는 여러 가지 장식기와들도 적절한 사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1. 지붕의 형태



지붕의 형태는 기본적으로 맞배지붕, 팔작지붕, 우진각지붕, 모임지붕의 네가지로 분류되고 있는데, 이들을 적절히 배합하여 복합적인 형상의 지붕이 등장하기도 한다.



맞배지붕은 가장 간략하면서도 중후한 형식으로 지붕면이 앞 뒤 양면으로만 경사를 지어 마치 책을 반쯤 펴 엎어놓은 듯 한 '人' 자형이다. 정면에서 보면 장방형으로 보이고 측면에서는 지붕면 테두리가 보일 뿐이다. 따라서 측면 가구(架構)가 외부로 노출되므로 측면관이 중요하게 여겨졌다. 수덕사 대웅전이나 무위사 극락전 등 고려시대나 조선조 초기의 맞배집에서 그러한 예를 찾아볼 수 있는데, 조선조 후기로 들어와서는 대부분의 맞배집이 측면에 방풍널을 설치하여 가구(架構)를 가려놓고 있다. 이는 측면관을 노출시키기에는 가구가 매끈하지 못하였던 점과 측면의 처마깊이를 얕게 한데서 오는 비바람의 차단을 염두에 둔 조치이다.



맞배지붕은 추녀가 없기 때문에 처마의 곡선이 미약하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약간의 곡선을 가지고 있다. 이 기법은 처마끝을 정확하게 수평으로 하였을 경우 처마의 양쪽 끝이 아래로 처져 보이는 착시(錯視)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이를 미리 교정하여 준 것이다. 지붕마루는 하나의 용마루와 네 개의 내림마루가 생긴다.



우진각지붕은 지붕면이 사면(四面)이어서 전후좌우로 물매를 갖는 형식이다. 정면에서 보면 사다리꼴 모양이 되고 측면에서는 삼각형으로 보인다. 가구는 팔작지붕과 비슷하나 측면의 지붕을 위하여 헛서까래를 쓰는 경우가 있다.



우진각지붕은 성문이나 궁성의 문루에 주로 사용되었고, 살림집에서는 대부분의 초가와 규모가 작은 기와집에서 비교적 많이 사용되었다. 지붕마루는 하나의 용마루와 네 개의 추녀마루(또는 귀마루)가 생긴다.



팔작지붕은 지붕면이 우진각과 같이 사면(四面)에 있으나 측면에 삼각형의 합각(閤閣)이 생겨 우진각과 맞배를 합쳐 놓은 듯한 형식이다. 외관상 위용이 있어 중심이 되는 정전과 같은 중요 건물에 즐겨 사용되었다. 지붕마루는 하나의 용마루와 내개의 내림마루 그리고 네 개의 추녀마루가 생긴다.



합각에는 삼각형 모양의 수직벽이 생기게 되는데 이 벽은 방풍널 처럼 판벽으로 하는 경우와, 전돌벽, 와편쌓기, 회벽 등으로도 처리된다. 전돌벽으로 하는 경우에는 여러 가지 무늬를 베풀기도 한다. 합각지붕 또는 팔각지붕으로도 부른다.



모임지붕은 평면이 정방형인 경우 네 개의 추녀마루만 생겨나는 지붕으로 용마루가 없이 지붕의 정상부가 뾰죽하게 되는 형식이다.



정방형의 평면인 경우에는 사모지붕이 되지만 정육각형의 경우에는 육모지붕, 정팔각형의 경우에는 팔모지붕이 된다. 목탑의 최상층이나 육모정, 사모정 등의 정자에서 주로 사용된다.



특수형으로 정(丁)자형의 지붕도 있다. 살림집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능원이나 일부 사찰건축에서 쓰이고 있는데, 통도사 대웅전이 그 좋은 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