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5.28 16:07

양평일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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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푸집 해체, 못제거

2001년 5월 11일 금요일

오늘은 거푸집을 제거하는 날이다.
그런데 거푸집이 두가지가 있다. 우리가 했던 방식과 목수님들이 약식으로 하셨던 거푸집이 있다. 어느 것이 좋다 나쁘다라고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
못보던 도구가 있다. 길다란 쇠막대기 같은데 양끝이 모양이 다르다. 오늘 우리가 사용할 도구인가 보다. '빠루'라 부르신다.('굳이 우리말로 하자면 못제거기랄까'라는 말씀을 옆에 계신 목수님께서 하신다.)

조희환 선생님께서 시범을 보여주신다.
일단 거푸집 밑 부분에 땅에 고정시키기 위해 박았던 못들을 제거하고, 거푸집 위부분부터 틈사이로 빠루의 한 끝을 망치로 때려 넣으시고는 지렛대 원리를 이용하여 거푸집을 분리시킨다. 한 사람은 위에서 다른 한 사람은 밑에서 호흡을 맞춰가며 점점 거푸집을 분리시켜 나간다. 이렇게 하나씩 제거를 하는데 무작정 제거하기 보다는 어떤 것을 먼저 제거해야 다음것을 하기 용이한지를 고려하지 않고서는 작업을 진행하기 어려울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건물자리 옆의 공터에 우리가 설치했던 거푸집과 목수님들이 설치했던 거푸집들이 쌓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거기엔 많은 못들이 그대로 박혀 있었다.
조희환 선생님께서 말씀하신다. 저것들을 다 분리하고 못을 제거해야 된다고....모두들 저걸 어떻게 다하나라는 표정들이다. 옆에서 혼자 못을 빼고 있던 현장기사님의 표정이 갑자기 밝아진다.
다들 망치를 하나씩 들고 산더미(?)처럼 쌓인 합판과 각재들 틈으로 간다. 일단 합판부터 시작한다. 못의 길이가 길어서 그런지 어느정도 못이 나오면 더 이상 나오지는 않고 자꾸 휘어지기만한다. 한편에서 보시던 분이 조그마한 나무조각을 주신다. 이것을 망치에 대고 해보라 하신다. 말처럼 해보니 정말 못이 쉽게 빠진다. 뒤에 지탱해줄게 없었던 것이 문제였나 보다. 나무토막을 건네주셨던 분이 그러신다.


'지렛대원리야, 지렛대'
'음! 그렇구나'

일단 넓게 자리를 차지했던 합판들을 모두 정리하고나니 한결 일거리가 준 것 같은 기분이다.
모두들 얼마 남지 않았다며 오늘 다 마무리하고 가자며 힘을 낸다.
각재들에 박힌 못들을 하나하나 제거한다. 1m미만인 것은 굳이 빼지 않아도 된다고 하신다. 나중에 땔감으로 사용하면 되니까. 또 일이 한결 준다.

거의 마무리를 짓고 허리를 펴고 쭉 둘러본다. 한쪽엔 합판들이, 한쪽엔 제법 긴 각목들이 또 한켠에 작은 나무들이 가지런히 싸여 있다.
다들 뿌듯한 듯이 이마를 훔치고들 있다.
참, 처음 시작 할 때만 해도 저것들을 정리하면 얼마나 쓸 수 있을까 했는데, 이렇게 해놓고 보니 중고중에서도 꽤 슬만한 중고품들이 진열되어 있는 듯 하다.
조희환 선생님께서 한 말씀하신다. '다들 오늘 무지 수고많이 하셨어요. 오늘은 정말 막노동같이 다들 일하셨어요. 그런 의미로 다음주에는 제가 한턱낼께요. 다음주는 고기파티를 하겠습니다. 다들 수고 하셨어요.'
모두들 좋아라 박수치고 오늘 수업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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