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5.28 16:03

양평일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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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패질하기

2001년 4월 27일 금요일

지난주 내내 손주무르는게 일이었다. 오늘은 뭘하지?
여러모양의 대패들이 눈에 들어온다.
하나씩 이름을 묻는다. 평대패, 곡패(곡창대패라고도 한다.), 밀대패, 전기 대패등등...

한켠에 목수님 한분이 밀대패로 능수능란하게 나무를 다듬고 계신다. 부러운 마음에 눈이 자꾸 그리로 간다.

조희환선생님께서 다들 모이라 하신다.

지난주 보다 작업대가 높아 졌다. 높이가 허리춤에 조금 못미친다. 그 위에 지난주에 껍질 벗긴 나무들을 올려 놓는다.
일단 낫으로 제거하기 못한 옹이들을 전기대패로 제거한다.

조희환 선생님께서 먼저 시범을 보이신다.
'윙'하는 굉음과 함께 대패밥이 날아 오른다.

다들 한번 해보란 말씀에 나도 한번 나서본다.

옆에서 자세를 가르쳐 주는데 일단 전기대패는 끌어 들이는 힘이 대단하기 때문에 옷이 끌려 들어가지 않게 윗도리를 잘 추스리라 하신다. 또, 전기대패의 전선을 목뒤로 넘겨 걸리지 않게 조심하고.

일단 옷 매무세를 추스리고, 전선을 목뒤로 넘기고, 왼손으로 앞부분의 대패날조정하는 부분을 잡고, 오른손으로 전원스위치가 있는 손잡이 부분을 잡는다. 생각보다 묵직하게 나간다. 자칫 잘못하면 옆으로 넘어간다. 일단 멈추고 깍인 부분을 보니 뛰어 나온 부분만이 깍였다. 즉, 대패는 수평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굴곡이 있으면 윗부분부터 깍이게 되어 있는 것이다.

'대패는 수평하게 움직인다.'

마음에 새기고 다시 한번 밀어본다.
그런데 대패날은 어떻게 조정하지?

조절하는 부분을 이리저리 돌리면서 대팻날 부분을 보니 시계방향으로 돌리면 조여진다. 즉 대팻날과 대패바닥면의 차가 적어진다. 적게 깍이는 것이다. 반시계방향으로 돌리면 풀리는데 전자와는 반대로 차가 많아진다. 많이 깍이게 된다.

이 부분을 조정하면서 처음엔 차를 많이주어 깍고, 다음에 차를 적게 주어 다듬으면서 마무리 한다.

전기대패는 날이 두 개 들어간다. 두 개를 조심스레 풀어 날을 갈아 본다. 한 전기대패에 쓰이는 날은 두 개를 묶어주는 도구를 이용하여 동시에 같이 갈아준다. 낫과 마찬가지로 이도 대팻날의 앞부분 경사진 부분이 수평되게 하여 이를 유지하면서 전체적으로 고르게 깍아준다.

이제 옹이를 제거 했으니 손대패를 이용해 깍아본다.

일단 평대패를 손에 쥔다. 오른손으로 뒤를 쥐고 왼손은 앞부분을 꽉 쥐어준다. 이때 대패밥이 나오는 구멍은 안막히게 조심하면서 잡는다.

일단 밀어본다. 옆에서 하시는 말씀이 원래 우리나라 대패질은 미는 것이 원칙이라 한다. 그 말에 무조건 밀면서 한다. 처음 하는 사람은 당기는 것이 편하다고는 한다.

그런데 미는 것을 생각하고 자세를 조금씩 잡아 나간다.

테니스 칠때가 생각난다. 손목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팔 전체를 움직여 줘야 한다고, 그런 느낌 이면 될 것 같아 팔을 전체적으로 움직이면서 힘차게 밀어준다. 시원하게 깎여주니 기분이 무지 좋다. 대패밥도 잘 빠져 나간다. 힘차게 밀어주지 않으면 대패밥이 꼭 구멍에 끼고 만다.

곡대패(곡창대패라고도 함)는 굴곡이 있는 부분에 사용하면 좋다고 한다.

밀대패는 말 그대로 밀면서 사용하는데 손잡이가 양쪽으로 되어 있어 양손에 쥐고 밀면서 한다. 옆의 목수님을 보니 만드신 것 같은데 밀대패는 자기 손에 맞게 대부분 만들어 사용하신다 한다. 그리고 거의 이 것으로 나무를 곱게 다듬고 계신다.
그런데 참 그 날의 각도를 맞춰가며 밀기가 쉽지 않다.
이번엔 손대패날도 한번 갈아볼려 한다.
숫돌이 두 개가 있다. 하나는 입자가 거칠고, 다른 하나는 매끄럽다. 약간을 갈아 쓸때는 고운 것을 사용하고, 낫처럼 거친 것이나, 대패가 이가 나갔을때와 같이 많이 갈아 줘야 할 때는 처음에 거친 것으로 갈고, 나중에 고운 것으로 다듬는다고 한다.

손대패에도 날이 두 개인데 큰것과 작은 것 두 개가 있다. 큰 것은 어미날 또는 본날이라고고 하고, 작은 것은 덧날이라 한다. 큰 것이 주로 깍는 역할을 하고, 작은 것은 큰 것을 고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날을 빼는데도 요령이 있다. 날을 왼손 엄지손가락으로 밀어주면서 대패의 모서리 부분을 망치로 '탕탕' 때려준다.
이렇게 뺀 날도 물을 축이고 수평을 잘 유지하면서 고루 갈아준다.
넣을때도 큰 것과 작은 것을 넣은 후 모서리를 때려준다. 이번엔 날을 잡지 않는다. 그러면 날이 조금씩 들어간다. 아랫부분을 보면서 날이 적당히 나왔는지를 확인하면서 계속 때려 넣는다.

낫으로 껍질을 벗기고, 전기대패로 옹이를 제거하고, 손대패질을 하면서 나무를 하나 하나 다듬는다.

누군가 옆에서 그런다. 나무가 왜이렇게 차지?
껍질이 완전히 벗겨진 나무에 손을 데어 본다.
나무가 차다.
참 신기하다. 목욕탕 유리창에 맺힌 물방울 같이 송진 방울이 맺혀 있다.
옆에서 누군가 또 거든다.

'처녀의 뽀얀 속살같구나.'

부러운 마음에 손으로 스다듬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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