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일지17.

by 정민애 posted Nov 15,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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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피와 오일스텐

2001년 8월 24일 금요일

지붕에 기와가 아닌 다른 것이 올려지고 있다. 1층에.
다시 말하면 이 집은 ㄱ자 형태로 한쪽은 일층이고 다른 한 쪽은 이층인데, 일층인 부분의 지붕과 2층 부분의 2층 지붕은 전에 말했듯이 기와를 올렸다.
그런데  2층 부분의 1층에 지붕을 뭘로 할까 고민하다 굴피를 올려보기로 하셨단다.그 작업이 오늘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어제 미리 들어 온 덕분에 나도 그 일을 같이 할 수 있었다.
우선 굴피를 깔긴 하지만 밑에 방수가 걱정된다고 하신다. 그래서 개판을 하나 덧댄 후에, 개판위에 아스팔트 프라이머와 시트를 먼저 깐 후 굴피 올리는 작업을 하였다.

굴피는 굴참나무라고 하는 것의 껍질이라고 한다. 보통 콜크로 쓰이는 재료라고 한다. 만져보닌 보통 우리가 보는 콜크판 정도는 아니지만 꽤 폭신폭신한 느낌이 난다.

그리고 한가지 예상외였던 것이 굴피의 겉 껍질 쪽이 아니라 속을 밖으로 하며 올린다는 것이다. 속부분이 치밀하게 골이 잘 나 있어 비가오더라고 물이 잘 빠진단다.

속부분이 보여서 그런지 귀틀의 색과 흙색, 굴피의 색이 거의 튀는 것 없이 잘 어울린다. 세월이 흐르면 점점 그 색깔이 짙어 진다고 하는데, 점점 비슷한 색끼리 어울려 있다 제각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제 색을 찾아가는 것을 보는 것도 집주인의 낙이 아닐까 싶다.

굴피를 한 참 올리고 있는데 차가 한 대 두 대 들어오기 시작한다.
오늘 수업 내용은 오일스텐을 바르는 것이다. 옛날에 집을 짓고 나서 나무를 습기나 벌레 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들기름을 생으로 짜서 바른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요즘에도 들기름은 사용하기도 하지만 창호 하시는 분들도 그렇고 대부분 오일스텐이라는 것을 사용한다고 한다. 무색에 거의 무향으로 바르고 나면 특히 방충효과가 뛰어나고 바른 후 나무의 색도 변하지 않는다 한다.
먼저 나무에 남아 있는 먼지나 여러 흙찌꺼기 등을 제거하고 오일스텐을 바르기 시작한다. 흐르지 않게 조심하면서 또한, 단면이 드러나 있는 부분에는 더욱더 신경써서 바른다.
단면이 드러나 있는 부분은 특히 물에 약하기 때문에 다른 부분에 비해 더 많이 발라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다들 흙에는 흐르지 않게 조심하면서 페인트칠 하듯이 바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