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11.15 17:05

양평일지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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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깔기

2001년 8월 31일 금요일


멀리서 보니 이제 집의 모습이 제법 제 모습을 찾아 간다.
마루도 이제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어 집안의 모습도 이제 제법이다.

마루는 수입 홍송이라고 하는데, 보통 더글라스라 부르는 것, 국내산 소나무보다 뒤틀림이 적고 변형이 거의 없다는 것이 그 사용이유이다. 마루판이 꽤 두껍다. 두께가 1치 8푼이라 한다.
마루를 솜씨있게 놓는 다면 마루청의 길이를 전체적으로 사다리꼴로 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 여쭤보니 이 집도 역시 그렇다고 한다. 보통 동귀틀의 양끝폭이 달라지는 데 그 폭이 차이는 12자를 기준으로 7푼∼1치 정도라 하신다. 그런 동귀틀 자체가 기다란 사다리꼴 모양이기 때문에 여기에 끼워지는 마루판역시 사다리꼴 모양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살펴보니 각각의 마루판에 선자서까래처럼 번호가 매겨져 있다.

그리고 동귀틀에 마루판이 끼워질 홈을 파는데 보통 6푼 정도를 판다고 하신다.
이렇게 홈을 파놓은 동귀틀에 마루판을 끼울 때는 폭이 넓은 쪽에서 좁은 쪽으로 밀어 넣어야 되는데, 각각의 마루판이 거의 자기 자리에 가서는 그냥 손으로 밀어 넣기에는 힘들 정도로 빡빡하게 들어간다. 여기서 부터는 해머를 이용해 밀어 넣고 계신다.
그리고 어느 정도 들어갔다 싶으면 좀더 세심히 살펴보신다. 마루판의 면이 조금 밑으로 쳐져 있거나 맞지 않으면 조그맣게 촉을 만들어 밑으로 끼워 넣으면서 면을 고르게 맞추는 작업을 하신다. 최대한 맞춰놓기는 하지만 마루를 다 깔고 난 뒤에는 다시 한 번 전체적으로 면을 고르는 작업을 해줘야 한다고 설명을 해주신다.

오늘로 수업의 일정이 모두 끝났다.

그러나 아직 집의 공사는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아마 목수님들의 일이 끝나고 문을 들이고, 마무리 마당정리 할 때 까지 계속 매주 금요일은 양평엘 가야 할 것 같다.

다들 끝이라는 표정들이 아니다.
공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라 실제로 우리가 할 일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다들 매주 금요일 아침이면 여기에 모이신다. 아마 공식 수업 일정이 끝난 다음주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완전히 집이 완성될 때까지 그러리라 여겨진다.
왠지 나의 손길이 닿은 집이 완전히 제 모습을 갖출 때까지는 계속 관심을 가져줘야 할 것 같은 책임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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