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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임인사

한옥문화원이 '한옥과 우리문화의 연구•보급'을 목적으로 하고, 木壽 신영훈 선생님을 원장으로, 제가 부원장으로
활동을 시작한지 벌써 12년에 접어들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그 시간은 선생님을 모시고 참으로 많은 일을 하였고,
어쩌면 제 인생에 가장 의미있는 공부를 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無常하여 최근 木壽 선생님께서 원장 직을 사임하게 되셨습니다. 이 후, 저는 한옥문화원의 앞날과
발전 방향에 대하여 건축, 문화계 많은 분들의 의견을 수렴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사회의 의결을 통하여 새로운 원장
으로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에 큰 책임감과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여러분께 인사 드립니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우리문화에 대해 무지하리만큼 무관심한 사회분위기 속에, 3년을 버티기 힘들다는
비영리문화단체로서 지금까지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는 평가는 운영진을 포함한 내부 종사자들의 노력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닙니다. 한옥공부에 대한 열정 하나로 한옥문화원을 찾았던 많은 회원들, 한옥문화원이 역할을 하도록
힘을 보태며 성원해준 이들의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10여 년 세월을 흐르며 쌓여진 많은 연결망을
바탕으로 한옥문화원이 서있는 것입니다.

흔히 말하기를, 기업이나 단체가 10년을 지나면 '이제부터 제대로 일할 수 있는 때’라고 합니다. 어떤 조직이나
초기에는 시행착오가 많기 마련이지만, 저희 같은 비영리단체는 더욱 그러합니다. 조직도 시스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열정만 가지고 일을 하다 보면 예상하지 못했던 뜻 밖의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지요. 그래서 10년이
지나면 웬만큼 시행착오도 경험하고 분야의 흐름도 파악하게 되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작은 일이라도 계획과 실행과정을 정교하게 관리하도록 힘 쓸 것입니다. 그렇게 하여 한옥문화의
벽돌을 한 장 한 장 단단하고 아름답게 쌓아나가야 할 것입니다.

저는 한옥문화원의 새로운 원장으로서 한옥문화원의 역활을 고민하면서, 먼저 ‘이시대 한옥의 역할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오랜 세월을 거치며 한국인의 삶, 문화, 철학, 자연환경, 미의식, 기술이 집적되어 있는 한옥.
오늘날 유용한 한옥의 건축적, 문화적 가치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지요.
첫째, 전통의 기법을 잘 살린 한옥을 지음으로써 한국 건축의 올곧은 계승이 가능할 것입니다. 둘째, 목재, 흙, 종이 등
한옥에 사용된 천연 자재는 양적 팽창의 반작용으로 드러난 환경문제에 대한 대안이 될 것입니다. 셋째, 한옥에 담긴
정신적 맥락, 조영의식은 한계에 도달한 현대건축의 활로가 될 것입니다. 넷째, 한옥의 기법과 무늬 등은 현대 미의식의
새로운 지평을 제공할 것입니다. 다섯째, 한옥은 한국인의 정체성이 담긴 문화적 긍지의 원천입니다.

그렇다면 한옥문화원의 역활은 자명합니다. 바로 한옥이 역할을 수행하도록 한옥 탐구와 정보교류의 마당이 되는
것입니다. 이는 지금까지 한옥문화원이 해온 일입니다만, 앞으로 더욱 정교하게 확실한 방향성을 가지고 해나갈
것입니다.
기록, 축적, 전달의 시스템을 구축하여 한옥관련 인적, 물적 정보가 정리 및 교류되고, 한옥의 건축적 문화적 가치가
정리, 보급되게 하려합니다. 그리하여 이 시대가 건축과 문화의 지평을 넓혀 나가는데 작게라도 보탬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그 일을 보다 적극적으로 실행하기 위하여 연구기능을 강화하기로 하고, 부설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능력과
열정을 겸비한 전문가를 모시고 한옥의 자재와 기법 연구에서부터 오늘의 한옥 모델개발에 이르기까지 아우르는 일을
하려합니다.
평생교육과 전문교육의 요람으로서의 한옥교육, 하나의 주제 하에 소개와 비평이 함께 있는 컨텐츠의 출판, 새로운 기법과
건축유형을 제시하는 건축, 이론은 물론 시대의 요청에 부응하는 한옥을 구현할 부설연구소는 순환고리를 이루며 상호
증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한옥문화원 종사자들 모두가 자기분야에 엄격한 전문성을 가지고, 원칙을 지키되 따뜻한 가슴으로 사회에 필요한
일을 해나겠습니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유익한 일을 하는 것이 일방적인 봉사, 희생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수익
창출도 되는 사례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그럼으로써 저희의 목적사업을 수행할 재원을 마련하고 나아가 수고하는
종사원들이 한옥문화원에서 자신의 평생 꿈을 꿀 수있는 여건을 만들게 될 것입니다. 또한 그것은 한옥문화원이
사회적 기업이 된 근본 취지와 일치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많은 분들이 따듯한 시선으로 한옥문화원을 지켜보고 계십니다. 뿐만 아니라 기꺼이 자신의 전문성과 노력을 할애하며
발전을 성원해 주고 계십니다. 아마도, 이 시대에 한옥문화원이 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고 한옥문화원의 활동을
지원하는 것으로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는, 사회적 연결망의 지원을 받는 것은 높은 도덕성의 책임을 수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옥문화원은
한옥탐구와 정보교류 마당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함으로써 사회에 기여하며 동시에 저희가 받은 기대와 애정에 보답할
것입니다.


                                              2009년 12월
                     사단법인 한옥문화원 대표이사• 원장 장 명희 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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