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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구려 곡선전각 은 중 북방건축 모태
• 치켜올린 절묘한 선 백제-일로 확산
• 발해-요 거쳐 산동성까지 영향
• 일선 최근까지 건축주류 이뤄
• 발해탑 발굴로 중국학자들 요기원설 뒤집혀

중국 하북성에 또 갔다. 산동성을 경유했다. 태산으로 해서 곡부의 공묘, 공림(공자의 묘), 공부도 찾아봤다. 그러고는 역성현으로 갔다. 산동성의 수부인 제남시에서 동쪽으로 34㎞ 떨어진 곳에 있다.

역성현 유부촌 청룡사 기슭에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석탑이라 일컫는 사문탑이 있다. 현존하는 최고의 석탑이다.

탑은 깊은 골짜기 그윽한 동부에 있다. 청룡산 기슭인데 신통사라는 절터가 남았다. 탑은 절터에 있다.

청석을 첩첩이 쌓아 올렸다. 단층의 정방형 평면의 탑이다. 일변이 7m 정도. 탑 전체 높이는 대략 15m 가량이다. 탑신 사방에 감실이 있고 불상을 봉안하였다. 사방불탑형이다. 탑에서 붓글씨로 쓴 611년의 명문이 나왔다.

탑의 처마는 층급을 이루며 탑신 밖으로 돌출해 있다. 거침없는 수평선이 중첩된다. 북경 자금성의 대규모 전각들의 수평선형 목조건축물 처마와 아주 흡사하다. 수평선형 처마는 북경일대 여러 지역에 분포되어 있다. 중원지방도 유사하나 양자강 유역일원에 이르면 마치 하늘 보고 삿대질하듯 휘어오른 선이 강조된 처마를 보게 된다.

사문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영취산이 있다. 산기슭에 구탑사가 있고 경내에 구정탑이 섰다. 당나라때 조성된 것이라 하는데 큰 탑 지붕 위에 작은 탑 아홉개가 옹기종기 올라 앉아있다. 벽돌로 쌓은 전탑이다.

아홉개 작은탑들의 처마에는 좌우 끝에 곡선을 의도한 전각이 있다. 벽돌이나 돌은 재료의 한계성 때문에 처마에 곡선을 표현하기가 어렵다. 좌우끝에 직삼각형의 부재를 부착시키면 처마는 불현듯이 휘어져 오른 것 처럼 보인다. 그런 의도가 담긴 것이 전각이다. 이런 모양은 중국에서는 보기 드문 것이다. 반면에 발해탑의 특성은 여기에 있다.

현존하는 발해탑은 압록강 상류, 백두산 기슭, 큰고을인 혜산진에서 건너다 보이는 탑전에 있다. 지금은 중국의 길림성 땅.

발해탑은 벽돌로 쌓은 5층탑이다. 바라다보는 첫 인상이 틀림 없다.

이 탑 하나 보려고 왕복 한이렛동안 지프 빌려타고 꼬빡 달려야 하였지만 탑을 보는 순간 헤어졌던 피붙이를 만난 듯한 진한 감동을 느꼈다. 그것만으로 고생했던 기억은 사라져갔다.

몇해 전까지만 해도 중국 건축사학자들은 이 탑을 요(916~1125)나라에서 건축한 것이라 했다.

요는 발해가 926년에 망한 자리에 들어선 나라이다. 북변에서 건국하여 문화가 축적되어 있는 고장으로 이주하면서 그 땅을 차지했다. 요는 1000년경에 강대국이 되어 동아시아의 제일국가라는 평판을 받았다.

그들은 고구려 이래 축적된 문화를 기반에 두고 서역지방과 교섭하면서 신선한 문화를 창달한다.

요의 건축은 그만큼 특색이 있어서 중국건축사에서는 중원건축과 성향이 다른 의미로 북방건축 이라고 따로 분류한다. 북방건축 의 시원이 요나라에 있다고하고,이 지역의 건축물을 요나라의 것으로 구분하여 이 탑전의 발해탑도 요나라 것으로 치부되고 말았었다.

발해탑은 벽돌로 축조한 무덤 위에 세워져 있다. 고고학적인 성과로 탑 아래의 무덤이 발해의 것임이 밝혀지게 되었다. 그로 인하여 발해탑으로 환원되었다.

중국건축사학자들의 소론은 고구려와 발해건축을 의도적으로 언급하지 않으려 한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북방건축 도 그런 개념이지만 실제는 요나라 문화는 고구려 이래의 문화축적에 기반된 것이므로 온당하게 한다면 북방건축 의 시원은 고구려에 두고 착실히 고찰해야 정곡에 직면할 수 있을 것이다.

발해탑 처마의 전각은 고구려 이외에 백제와 신라에서도 채택되어 있었다. 부여 정림사지 백제 5층석탑에서 그런 흐름의 증거를 볼 수 있는데 멋지게 구성한 전각이 미묘하게 표현되어 있다.

전각은 삼국시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신라, 고려, 조선왕조에 이르기까지 지속되고 백제인들에 의하여 왜국에 전파되어서 오미의 석탑사 석탑에서도 전각이 있는 탑을 보게 된다. 이 석탑은 일본에 현존하는 최대의 탑이고 가장 오래된 탑이기도 하다.

이후로 현대에 이르기까지 일본 석탑에는 전각이 당연한 존재가 되었고 최근세에 조성한 류규국 석탑에까지 파급되어 있다.

전각이 북방건축의 특색이라면 그 전각의 시원이 산동성의 구정탑에 있다는 점에 유의하지 않을 수 없다. 구정탑을 증거로 삼으면 북방건축 영역이 산동성에까지 확대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지금까지 고구려가 차지했던 강역이 어느 정도였느냐에만 관심을 두어 왔다면 지금부터는 고구려문화의 파장이 어느 범위에까지 미쳤느냐를 살펴야 하겠다.

최근에 구들 들인 살림집이 호남성에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구들은 고구려의 집문화를 특징지어주는 중요 요소다. 그런 구들이 중원의 남방에까지 진출했다는 소식이다.

아주 자세히 살피고 다녀야 하게 생겼다. 구정탑과 같은 사례는 얼마든지 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러 사람들의 참여가 있어야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나는 믿고 있다. <글=신영훈 문화재 전문위원>


* 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9-07-16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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