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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령씨 한국인의 손 마음 발간 비녀-마음의 빗장
• 화로-불들의 납골당
• 창호지-나무의 가장 순수한 넋
• 항아리-불의 자궁에서 꺼낸 육체
• "헛간-장독대도 눈부신 미술관"
• 다듬이-호미 등 64개에 의미부여
• 영문판도 해외 한국 알리기 한몫

우리 문화재, 국토의 역사 등을 다룬 답사기, 감상 가이드 등이 독서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가운데 한국미의 본질을 파헤친 또 한권의 책이 출간됐다.
이어령 전문화부장관의 한국인의 손, 한국인의 마음 (디자인하우스간). 유홍준씨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고 최순우씨의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 , 신영훈씨의 절로 가는 마음, 최완수씨의 명찰순례 등에 이어 나온 이 책은 다룬 소재나, 저자 이씨의 독특한 문체와 접근방법 면에서 이 분야의 또 하나의 업적으로 꼽힌다.

비녀-마음의 빗장 , 갓-머리의 언어 , 항아리-불의 자궁에서 꺼낸 육체 , 낫과 호미-자기로 향한 칼날 , 논길-팽창주의를 거부하는 선 , 화로-불들의 납골당 , 창호지-나무의 가장 순수한 넋, 태권-허공에 쓰는 붓글씨. 제목에서도 느껴지듯, 한국인의 손 이 다룬 대상은 수천 년 동안 우리 민족의 생활과 함께 내려온 각종 도구와 놀이기구들. 아무도 미학적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던 평범한 것들이지만, 이씨의 비범한 눈길은 거기서 한국적 정신의 원형, 미의 본질을 캐낸다.

"한국인들이 사용해온 물건들 하나하나에는 한국인의 마음을 그려낸 별자리가 있다. 실용적인 도구이기 전에 그것은 삶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각과 그 느낌을 표현하는 언어로서 존재한다. 한마디로 그것들은 서명되어 있지 않은 디자인이며 조각이며 책이다. 이 책은 바로 한국의 영상과 한국인의 마음의 별자리를 읽으려는 욕망, 그리고 그 읽기의 새로운 시도다. "

이씨는 자신이 한국미의 고고학에 사용한 방법을 "친숙한 도구들을 낯설게 하기"라고 밝힌다. 그렇게 해서 발굴된 한국의 아름다움은 그의 명징한 언어, 직관과 상상력 가득한 수사법을 통해 독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는 짚으로 만든 계란꾸러미에서 포스트모던 시대 포장문화의 원형을 보고, 절의 처마 끝에 달린 풍경에서 대기를 헤엄치는 물고기 소리를 듣는다. 다듬이는 지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곤봉이며, 박은 가난에 찌들었던 시절에도 풍요와 여유를 느끼게 하는 초가지붕위의 마술사 이다.

이씨가 이 책에서 다룬 생활용구들은 64가지. 가위에서 화로에 이르기까지 가나다 순으로 배열, 각 항목마다 원고지 8~10매 가량의 글을 쓰고 사진을 실었다. 한글판과 함께 영문판도 발간, 해외에 한국문화를 제대로 이해시키는 흔치않은 저작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우리가 시선을 멈추고 어떤 물건이건 단 1분 동안만이라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것들은 어김없이 먼지를 털고 고개를 치켜 들 것이다. 그래서 보잘 것 없던 헛간이나 장독대 같은 생활공간이 눈부신 미술관으로 변한다. 이 같은 놀이에는 양피지의 비밀지도를 들고 보물섬을 찾아가는 모험과 같은 은밀하고도 즐거운 긴장이 있다. " 한국미라는 것이 추상과 관념의 벽 속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눈앞과 손끝의 모든 사물 속에 전개되고 있다는 이씨의 얘기다.

                                                                          발행일 : 1994.07.28  기고자 : 김태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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