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과 사랑에 빠졌어요"…'아름다운 우리 삶터'알리기 활발 (동아일보)

by 운영자 posted Jul 08,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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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사랑 운동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한옥건축의 독보적 장인 신영훈씨가 최근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부근에 ‘한옥문화원’을 세우고 한옥의 아름다움을 전파하고 나섰다. 고풍스런 한옥이 밀집돼 있는 서울 종로구 가회동 일대 북촌마을 사람들은 ‘한옥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한사모)을 만들었다.

마침 11월8일 문을 여는 영국 런던 대영박물관의 한국실이 전통 한옥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데다 내년 3월부터 외국인들의 한국문화 체험장이 될 강화도 한옥살림집 ‘학사재’(學思齋)도 한창 공사중이다.

◇한옥 문화원

신씨의 한옥문화원(www.hanok.org)은 21세기 살림집이 어떠해야 할 것인지 공감대를 마련해보자는 취지에서 설립됐다. 빌딩은 서양식이지만 한지벽지에 전통 완자무늬문을 달고 창문엔 창호지를 발라 한옥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한 쪽엔 공포(처마의 무게를 받치려고 기둥머리에 자맞춰 댄 나무쪽들)와 옛 기와 등이 전시돼 있다.

“전세계에 난방과 냉방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집은 한옥밖에 없어요. 북방문화의 구들과 남방문화의 마루를 결합해 독특한 전통문화를 발달시킨 것이지요. 그런데 도심개발한다고 한옥을 죄 부수고 있으니….”

신씨는 ‘삶터로서의 한옥’의 가치를 강조하면서 “앞으로는 살고싶은 집을 주문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옥을 사랑하는 사람들

‘한사모’는 북촌마을에 사는 20여명이 “우리 마을을 우리가 가꾼다”는 취지로 설립했다. 최근엔 E메일(hanoksarang@hanmir hanmail.net)을 열면서 회원이 부쩍 늘었다.

가회동과 원서동 계동 안국동 등 19만5000여평에 전통한옥 950여채가 들어선 북촌마을은 1983년 전통한옥보존지구로 지정됐다가 민원 때문에 91년 해제됐다. 그 대신 집단미관 4종지구가 됐으나 다시 94년 건축기준이 완화되면서 많이 훼손된 상태.

회장 박인숙씨(40·종로구 삼청동)는 10살, 7살 두아이가 땅을 밟고 돌담길에서 뛰어놀 수 있도록 7년전 이곳으로 이사온 경우. 그는 “한옥이 불편하다지만 적당히 불편해야 삶의 긴장을 느낄 수 있고 ‘아파트처럼 너무 편함이 주는 불편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꼭 이곳에 살지 않더라도 한옥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회원으로 참가할 수 있다.

◇서울 밖의 한옥

봄부터 신축중인 경기 강화 덕진진 서북쪽 산기슭 한옥 살림집 ‘학사재’엔 한옥에 관심있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건축주는 서강대 김영덕교수(물리학)의 동생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사업하는 영훈씨.

조국을 위해 돈을 쓰고 싶다는 영훈씨의 뜻에 수십년간 주한외교사절에게 한국문화를 강의하고 있는 김교수가 “외국인들이 잠깐이라도 살면서 한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한옥을 짓자”고 제의해 이뤄진 것. 방문을 원하는 이는 한옥문화원에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공사현장이 공개돼 있어 이 곳을 찾는 이들은 한옥을 짓는 과정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11월부터는 영국 런던의 대영박물관 한국실에 신영훈씨 등 12명의 고건축전문가들이 지은 12평짜리 사랑채가 전시된다. 또 덴마크 코펜하겐의 국립박물관에도 1960년대 지어진 사랑방 ‘백악산방’이 있다.

<김진경기자>kjk9@donga.com
기사입력 2000-09-04 18:55

* 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9-07-16 1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