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258 추천 수 15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신영훈(일사일언)

능 앞에 사적비처럼 호태왕의 비를 세웠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평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하여 세운 추모비문이 거기에 새겨져 있다고 보인다. 국강상 광개토경 평안호태왕릉비 는 비신이 검은색 응회암인데 비석을 떠받치고 있는 댓돌은 하얀 화강암이다. 댓돌은 큼직한 정방형인데 세 쪽으로 갈라져 있다.

삼국유사 에 토함산 석불사 연꽃 새긴 천장돌이 세 쪽으로 갈라져 공사책임자 김대성이 좌절하고 있을 때 하늘에서 신인이 내려와 제자리에 맞추어 올려놔서 마침내 완성을 보았다는 이적이 기록되어 있다. 묘한 일이다. 이 비석의 댓돌도 세 쪽으로 갈라진 채 막중한 무게의 비석을 온전히 떠받치고 있다.

댓돌에 비석이 설 위치를 만든다. 그 자리에 꼭 세우고 싶다는 의도이다. 마치 주춧돌에 기둥을 올려 세울 주좌를 만드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리고는 비석이 정확히 제자리에 위치하였는가를 가늠하기 위하여 댓돌에 중심선을 새겨 표시하고 있다.

지금 비석이 제위치에서 벗어나 댓돌 뒤편으로 옮겨져 있고 그 서슬에 댓돌이 내려앉았다.

일본사람들이 이 비에 수상한 일을 하였다는 주장이 있다. 비문이 수정되기도 하였다는 것이다. 혹시 그런 시기에 비석이 제위치를 벗어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일어난다.

비문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수많은 논문들이 발표되었고 이웃나라 학자들도 크게 주목하고 있어 국제회의가 열리고 열띤 토론이 전개되기도 하였다. 그러면서도 비석이 댓돌 끝으로 옮겨진 점에는 언급이 없다.

내 아둔한 식견으로는 이렇게 변형된 까닭을 알 수 없다 그저 궁금한 마음만이 가득할 뿐이다. <문화재 전문위원>


                                                         발행일 : 1994.10.09   기고자 : 문화재전문위원 신영훈  

* 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9-07-16 13:17)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2 <한옥에 살다>'아파트를 한옥처럼' 바람(동아일보 2016.05.24) 한옥문화원 2016.06.14 350
231 <한옥에 살다>'페트병에어컨'소동과 해인사 건축술(동아일보 2016.08.02) 운영자 2016.09.07 319
230 <한옥에 살다>300년 전 너와집, 미래 주택의 원형이 된다(동아일보 2016.09.27) 운영자 2016.10.05 366
229 <한옥에 살다>공간 확보의 지혜, 한옥에 숨어있다(동아일보 2016.04.26) 운영자 2016.04.27 379
228 <한옥에 살다>귀틀집 짓기, 환경문제를 탈피하려는 몸부림(동아일보 2016.06.07) 한옥문화원 2016.06.14 8344
227 <한옥에 살다>아파트, 상업공간에도 어울리는 현판의 품격(동아일보 2016.05.10) 한옥문화원 2016.06.14 353
226 <한옥에 살다>요즘 한옥들, 왜 판박이 모양일까(동아일보 2016.08.30) 운영자 2016.09.07 403
225 <한옥에 살다>직장인 부부, 2층 한옥을 직접 짓다(동아일보 2016.07.05) 한옥문화원 2016.07.11 361
224 '대목수' 신영훈씨 "내부가 쾌적해야 21세기 한옥"(동아일보) 운영자 2009.07.09 3181
223 '아름답게 고쳐 쓰는 한옥’…서울한옥포럼 개최(뉴스1 2017.06.26.) 운영자 2020.06.17 210
222 '압구정' 600년 거슬러 다시 태어난다 (조선일보) 운영자 2009.07.17 2890
221 '한국인에겐 역시 한옥'…성북구 '한옥아카데미' 14기생 모집(뉴스1 2017.03.23.) 운영자 2020.06.17 216
220 '한옥문화' 합병호 나와 (불교신문) 운영자 2009.07.10 2699
219 (Book/즐겨읽기)`임금님 집`으로의 초대(중앙일보) 운영자 2009.07.15 2922
218 (사)한옥문화원, ‘2020 한옥시공 관리자 양성과정’ 교육생 모집(한국목재신문 20.06.16.) 운영자 2020.06.17 7066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 Next
/ 17

(우)03131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6길 36, 905호 전화 : 02-741-7441 팩스 : 02-741-7451 이메일 : urihanok@hanmail.net, hanok@hanok.org
COPYRIGHT ⓒ2016 한옥문화원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