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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구려 고유의 건물 흔들림 흡수공법
• 운망석굴(중국) 법륭사(일본)에 기술보급
• 기둥보다 굵은 굽받침이 고구려적 특성
• 부석사-수덕사-강릉객사문 등에 이어져
  
주두(주과, capital)는 기둥머리에 얹는 네모난 부재이다.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이 대표하는 도리아식(doris order) 주두와 그와 양식을 달리하는 이오니아식(ionic order) 등의 주두가 우리 교과서에 실려 있다. 그래서 외국의 주두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우리나라 목조건축에도 주두가 있다. 역시 기둥머리에 얹는다. 서양 석조건축과 다른 것은 주두에 공포를 짜서 단다는 점이다. 목조건축은 풍우가 대작하면 능동적으로 대처한다. 능동적이란 흔들릴 때 함께 흔들어 주는 유격이 존재한다는 의미를 말한다. 고착된 것이 아니라 여건에 따라 적응할 수 있게 유기적인 대처를 하는 율동성을 함축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발달된 현대건축에서도 고려되고 있는 중요사항이다.

주두는 고정된 기둥 위에 있으면서도 기둥과 유리되면서 율동에 참여하는 역할을 한다. 원초적인 집에는 주두가 없다. 살림집뿐만 아니라 경주 향교 대문처럼 상투거리한 구조도 있다. 기둥머리를 보가 덮으면서 도리를 받게 한 구조이다.

그러므로 주두는 고급스럽게 발달한 건축물에 채택되는 부재임을 알 수 있다. 그런 주두가 고구려 건축에 있다. 쌍영총에서는 배흘림 8각기둥 위에 돌 주두를 얹었다. 그 주두굽에 받침이 있다. 이를 굽받침이라 부르는데 고구려 주두의 특색이다. 고구려 벽화의 기둥 위에도 이런 유형의 주두가 묘사되어 있다.

굽받침이 기둥보다 굵게 만들어지기도 한다. 벽화의 것들이 그런 성향을 보인다. 이는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다. 고구려와 유사한 주두가 있다. 그런데 한족이 경영한 건축에서는 보기 어렵다. 북방민족의 유구에서나 보인다. 이런 주두는 서역과 연계된 문화기반에서 조성된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고구려적 특성의 주두가 북위시대 조영된 초기불교 석굴사원인 운강석굴에서 보인다. 운강석굴은 460년부터 493년 사이에 조성되었다고 한다. 이 시기에 고구려는 북위와 462년에서 492년까지 무려 26회 이상을 교빙하였다.

북위는 강력하게 서역과 교역하고 있었다. 서역의 여러나라가 와서 우의를 돈독히 하기도 하고 상인들이 유리전(유약 입힌 전돌)만드는 법을 전하기도 하였다. 불교가 전래되고 불상이 오고 불경이 번역되기도 하였다.

북위는 선비족이 세운 나라이다. 선비족은 초기에 고구려 2대 유리왕의 공격으로 혼쭐이 나기도 하였다. 경계를 맞대고 있는 이웃나라였다. 고구려에 불교를 전한 전진도 북방민족이 세운 나라이다. 이 시기의 한족은 남방 한쪽에 치우쳐 있었다. 동-서 교류의 주류에서 벗어난 고장에 있었던 것이다.

선비족이 유목민을 주축으로 하여 아직 유동하고 있을 즈음에 고구려는 농경사회를 기반으로 문화국가를 발전시키고 있었다. 이런 고구려의 능력이 선비족의 초기 불교에 크게 기여하였고 그런 업적이 바탕이 되어 삼론종의 이론을 정리하고 보급하는 공로를 세웠다고 할 수 있다. 운강석굴에 채택된 고구려적 성향의 구조물들은 그런 배경에서 가능하였다고 보아도 좋을듯싶다.

돈황석굴이 그림을 위주로 한 벽화석굴형이라면 운강석굴은 벽면을 조각하여 부조하고 색을 칠하여 장엄한 유형이다.

부조에 기둥도 주두도 있다. 그것들이 다분히 고구려적이다. 그뿐만 아니라 두 날개를 힘껏 벌리고 춤추는 탯거리의 새나, 소슬합장이나, 용마루의 삼각형상 불꽃이나 용마루 좌우끝 장식기와들도 고구려 고분벽화에 묘사되어 있는 것과 거의 동일하다. 당대 생산된 한족문화에서는 볼수없는 것들에 속한다. 고구려 문화는 왜국으로도 보급된다. 법륭사도 그런 흐름의 기반에서 건축된다. 굽받침이 강렬한 주두도 그대로 이입된다.

그간 법륭사는 백제 건축가들이 지은 건축물로 알려져 왔으나 몇년 전, 금당 불상대좌에서 고구려인의 이름과 얼굴을 그리거나 낙서한 것이 나타나면서 견해가 수정되고 있다. 이제 이런 주두의 원류가 고구려에 있음이 첨가되면 한층 더 분명하게 될 것이다.

법륭사가 불에 탄 뒤에 주석하던 주지스님이 고구려 혜자스님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같은 모양의 주두는 내량(나라)의 법기사나 법륜사에도 있다. 법기사 3층목탑은 법륜사 보다 앞서서 건축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법륜사 계열의 고구려식 주두가 후대에 계승된다. 동대사도 그런 계통이다. 대불전은 불에 탄 것을 1195년에 다시 짓는다. 18세기에도 한번 더 소진되어 중건되었는데 12세기의 중요부재를 답습하였다. 그래서 고구려 계열의 주두가 존재한다. 굽받침이 위축된 변화를 보일 뿐이다. 이는 부석사 무량수전, 수덕사 대웅전, 강릉 객사문 주두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고구려 주두가 법륜사를 징검다리로 하여 12세기 건축물에 계승되고 있는 흐름을 볼 수 있다. 놀라운 일이다.

고구려 문화는 668년에 종말을 고한 것이 아님을 이로써 알 수 있게 된다. <글=신영훈 문화재 전문위원><사진=김대벽 사진작가>

                                                                                발행일 : 1995.07.18  기고자 : 신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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