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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CEO Special Interview

"한옥 부활은 우리 것에 대한 자신감"
장명희 한옥문화원 원장


갑갑한 아파트에서 벗어나서 한옥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아파트가 편리하기는 하지만 너무 천편일률적이고 삭막한 느낌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실제로 갈수록 우리 전통의 한옥이 되살아나고 있다. 한옥마을 체험도 인기를 끌고 있고, 정부는 한옥 보급 확대 정책까지 내놓고 있다. 한옥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해온 한옥문화원 장명희 원장을 만났다.


도심에서 전통한옥 도서관을 만날 수 있다. 서울시의 첫 전통 한옥도서관이 오는 10월 구로구에 들어서기 때문이다. 한옥도서관은 조선시대 서원의 건립방식을 따라 옛 개봉1동 청소년 독서실 자리에 건립된다. 도서관은 대지면적 880㎡, 연면적 440㎡ 2층 구조로 아동도서관과 유아도서관 등 두 개의 한옥 건물로 들어서며 두 건물은 회랑으로 연결된다. 아동도서관은 다락방 등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공간과 전통 한옥 좌식열람실을 갖추게 되며 유아도서관은 모두 온돌방으로 꾸며진다. 이러한 가운데 한옥문화원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한옥문화원은 1999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그 때만 해도 한옥에 대해 대중의 관심이 전혀 없던 시절이었다. 한옥 관련 정보나 자료들이 정리되지 않았고, 장명희 원장은 우리라도 시작해봐야 하지 않겠냐며 '목수(木壽)'라는 아호를 쓰는 신영훈 선생을 원장으로 모시고, 자신이 부원장을 맡아 한옥문화원을 열었다. 한옥문화원이 제일 처음 시작한 것이 교육이었다. 교육이 가장 적극적인 한옥보급활동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현재 한옥문화원은 한옥 관련 출판도 하고, 연구를 비롯한 그 외에 필요한 일들을 전방위적으로 하고 있다.


한옥의 불편함도 사랑스러워

Q. 한옥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교육을 주로 해왔는데요. 갈수록 한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서 보람을 많이 느끼실 것 같습니다. 최근 들어 한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배경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배경에 대한 생각을 먼저 말씀드리자면 저는 그 핵심적인 요소가 자신감이라고 생각합니다. 10년 전만 해도 한옥은 춥고 불편하고 보잘것없는 곳이라고들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180도 바뀌었습니다. 한옥은 아름답다, 품위 있다, 그리고 그 불편함까지도 우리가 사랑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렇게 생각들을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한옥이 바뀐 건 하나도 없습니다. 한옥은 100년 전이나 50년 전이나 10년 전이나 그 자리에 그냥 있었고, 모습이 바뀐 것이 없는데, 한옥을 보는 한국 사람들의 인식이 바뀐 거죠. 그래서 저는 그 요인이 자신감이 있었느냐 없었느냐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자신감이 없었던 시대에는 우리가 가진 것에 대해서 좀 보잘것없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지금은 또 굉장히 귀하고 자랑스러운 것으로 생각을 하는데요. 그 자신감의 배경으로는 또 경제력이라든지, 사회적·역사적인 것들이 바탕에 깔려 있다고 볼 수 있죠. 거기에 또 시의적절하게 서울시가 북촌 가꾸기 사업을 했고, 국토해양부를 위시한 정부 당국의 지원 정책들도 불을 붙이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Q. 그러니까 우리가 전반적으로 형편이 좀 풀리면서 우리 것에 대한 아름다움에 자신감이 더 생겼다고 보시는 거군요. 나도 한옥에서 좀 살아보고 싶다, 우리 집을 한옥으로 짓고 싶다… 이런 수요도 굉장히 높아지고 있는데요. 한옥을 짓는 것과 일반 주택과 아파트를 짓는 것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죠?

차이가 많습니다. 일반 주택은 자재가 규격화되어 있고, 공업 생산품이고 하니까 시공도 빠릅니다. 자재를 수급하는 데 있어서도 편리하죠. 그런데 한옥은 그 집 하나를 위해서 1대 1로 설계되어지고, 가공되어지고, 시공됩니다. 그러니까 건축주의 취향과 철학, 심지어 신체 사이즈까지 고려될 수 있는데요. 이러다 보니 자재 가공이나 시공에 인력 투입이 많이 되고, 아무래도 시간이 더 걸리죠. 그런데 이런 시간들이 인건비를 비롯한 비용으로 환산되기 때문에 보편적인 일반 건축과 비교한다면 아무래도 비용이 높습니다.


2년 과정 한옥 건축 관리가 인기

Q. 지금 한옥문화원에서 한옥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지방에서는 아예 한옥을 짓는 교육을 시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옥 학교에서는 뭘 배우게 됩니까?

지방에 있는 한옥 학교는 기능인으로서 목수 교육을 하고 있다고 한다면, 저희 한옥문화원에서 하는 교육은 한옥 건축 관리자를 키우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2년 과정으로 운영하고 1년에 한 번씩 신입생을 뽑는데, 이번에 새로 시작하는 기수가 11기입니다. 11년째 이어져왔는데, 집짓기 실습을 하기도 하지만, 그 목적이 기능 습득보다는 한옥의 구조, 현장을 파악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커리큘럼으로 두고 있는 것은 한옥에 대한 이해를 비롯해서 건축사, 건축계획, 자재에 대한 이해와 구조, 실측기법, 건축의장 등입니다.

Q. 주로 어떤 분들이 오시나요?

일반 건축에서 설계를 하거나 인테리어를 하는 분들입니다. 직접 건축에 관여를 하시는 분들이 한옥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요.요즘은 건설회사 개발 파트에서 근무하는 분들도 많이 옵니다.

Q. 한옥을 배워서 현대 건축에 응용하려는 생각이로군요.

네. 자신이 하는 일에 한옥을 도입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거죠.

Q. 그러니까 한옥문화원의 학교에서 교육을 받으면 직접 목수 일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한옥을 제대로, 규모 있게, 가치에 맞게 짓는 데는 좋은 아이디어를 얻어갈 수 있겠네요.

그렇습니다. 그런데 만약 내가 건축주로서 한옥을 짓고 싶다고 해서 교육을 받는 것은 과잉 투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지요. 그래서 저희가 그런 분들을 대상으로 해서 집 짓는 과정을 배우고, 또 건축가와 의논하면서 집을 지을 수 있도록 하는 일반 과정을 단기간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일반 과정은 며칠 정도 투자를 하면 됩니까?

일주일에 한 번 2시간씩 해서 10회를 합니다. 현장 탐방도 하지요.

Q. 그 과정을 수강하려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까?

네. 저희가 지금 수강생을 받고 있는데, 많은 분들이 문의를 하세요.

Q. 한옥은 형태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건축비가 얼마가 든다고 일률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지만 일반 단독 주택보다는 일단 많이 든다고 알고 있는데요. 유지비는 어떻습니까? 냉방비나 난방비 같은….

예전에 지어진 고택 같은 집들이라면 난방비가 아무래도 많이 들 겁니다. 예전에 지어진 집이 때문에 단열이 좀 안되니까요. 그런데 요즘 짓는 집들은 단열이나 설비 등에 많이 신경쓰기 때문에 유지비가 그렇게 차이 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냉방비는 일반 주택보다 덜 들죠. 한옥은 굉장히 시원하거든요.


한옥 문화 확산이 우선 과제


Q. 정부에서 한옥 보급 지원 방안들을 내놓고 있는데, 이런 지원 정책이 한옥을 늘리는 데 효과가 있을까요?

상당히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정부 정책의 효과를 보고 있는데요. 더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지방자치단체들의 한옥 붐이나 정부의 지원책을 눈길을 끌지만, 자칫 붕어빵 같은 판박이 한옥마을을 확산시키는데 그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없지 않던데요. 이런 것과 관련한 문제점들은 없을까요?

문제점이 충분히 있을 수 있죠. 많은 사람들이 예견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런 시도를 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도 생긴다고 봅니다. 다양한 시도들이 이어지고, 매우 값싸게 짓는 한옥부터 공예품 같은 느낌이 있는 한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선택의 여지가 있는 것이 한옥 문화 확산을 위해서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Q. 요즘 아파트에 살면서 한옥과 접목을 시키는 경우도 꽤 있는 것 같습니다. 아파트에 한옥을 넣는다고 할까, 내부 구조를 한옥식으로 개조하는 집들도 있던데요?

사실 저희가 가장 먼저 시작한 사업입니다. 왜냐하면 한옥을 짓자고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일단 땅이 있어야 하고,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런데 지금 서울 같은 경우 75% 이상이 아파트에 살고 있는 현실이거든요. 그러면 우리가 한옥을 보급하면서, 아파트에 사는 분들을 소외시키고 할 것인가, 이런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한옥을 누리게 할 수 있겠는가 하는 궁리를 하다가 모든 문제의 해결은 현실에서 시작하는 거니까, 아파트를 한옥처럼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먼저 강좌를 개설했어요. 그런데 강의를 들으러 오고 관심은 갖는데, 시범 사례가 없다 보니까 저희가 시공까지도 하게 됐던 겁니다.
그런데 보통 기존의 아파트에서 살다가 구조 변경을 하는 경우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변화를 주기는 어렵죠. 문이나 창 등을 한식으로 바꾸고, 벽지나 또는 흙벽을 만들어서 건강주택을 만들어주는 정도의, 아주 소극적인 개선에 그칠 수밖에 없는데요. 만약 개발 단계에서부터 접근을 한다면, 훨씬 많은, 정말 무궁무진한 방법들을 찾을 수 있다고 봐요. 배치를 활용한다든지, 구조, 자재, 장식 요조, 심지어 스토리텔링 요소까지도 얼마든지 받아들일 요소들이 많이 있거든요.


Q. 그렇다면 요즘 건설회사들이 아파트 내부 인테리어를 한옥식으로 해서 분양을 하기도 하는데, 이것도 긍정적으로 보시겠네요.

당연히 좋은 현상이고, 다양한 시도들이 이어져야 한다고 보는데요. 아직까지는 한옥을 깊이 이해하고, 끌어낼 수 있는 것들을 충분히 끌어내고 있지는 못한 것 같아서 좀 아쉽습니다. 단순히 한옥의 형태를 적용시키는 정도에서 그치는 것 같은데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요즘 주로 선도적인 건설회사들이 임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를 많이 요청합니다. 그래서 '아, 이제는 공부할 생각들을 하시나 보다'하고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 한옥문화를 확산시키고, 한옥마을이 더 많아지게 하기 위해서 우리가 어떤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한옥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것은 굉장히 좋은 일입니다. 그 관심이 하나의 트렌드에서 그치지 않고 문화로 정착하고, 그 문화가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좋은 사례들이 자꾸 만들어져야 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꾸준히 알고, 체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건설회사 등에서 우선 공부를 좀 더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파트에 한옥 분위기를 낸다고 해서 보면, 정자를 지어놓았을 뿐인데, 정자 하나 있다고 해서 한옥처럼 되는 건 아니거든요. 어떤 것이든지 그 장소나 형태나 존재 이유의 맥락이 통하고 어울려야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공감을 얻고, 또 명품 대접도 받게 되는 겁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먼저 대상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죠. 그래서 장점도 이해하지만, 단점까지도 받아들여서 그 단점을 개선하는 그런 노력들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Interviewer 제정임 세명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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