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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木壽) 신영훈(73) 한옥문화원장은 1961년 숭례문을 중수(重修)할 때 현장에서 뛴 대목장이다. 당시 각 분야에서 첫손 꼽히는 장인들의 작업을 지켜보며 각종 기록을 도맡았다. 도편수를 맡은 나무의 이광규, 기와의 기선길, 단청의 한석성 등 최고 수준의 문화재 기능인들이 문화재보존위원이던 임천(1909~65) 선생의 지휘로 일생에 다시 없을 일심으로 매달렸다.

“그 시대만 해도 돈 벌겠다고 나선 이는 하나도 없었어요. 1398년 새 나라 조선의 기백을 상징하며 우뚝 선 숭례문의 그 원형을 되살리겠다는 마음 하나로 신명을 다 바쳤죠. 우리는 임금님께 예를 바치며 이 문을 들어섰을 그 시절의 사람들을 떠올리며 당대의 구수한 큰 맛을 살리자고 의기투합했어요.”  

신 원장은 앞으로 몇 년에 걸쳐 중건하는 숭례문을 위해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몇 가지 생각거리를 내놨다. 특히 ‘싸고 빠르게’ 짓는 일로 입찰에 덤벼드는 문화재 전문업자의 사심을 물리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대에 따라 목척(木尺)이 달라요. 쉽게 말하면 나무를 재는 단위가 다르다는 거죠. 중수할 때 살펴보니 세종 30년(1448년) 때, 성종 10년(1478) 때 고쳐 세우며 쓴 나무 길이가 차이가 있더라는 거지요. 말하자면 오늘날 서양식 척도법으로 숭례문을 지어야 하느냐를 고민해야 한다는 겁니다. 기와도 쉬운 문제가 아니죠. 시시때때 갈아줘야 할 기와니까요. 61년에 보니 60년대 이전 것은 옛 기와 제조기법 그대로 만들어 좋은데, 그 이후에는 대량생산 공정으로 제작해 원형의 맛이 안 나요. 겉벽에 바르는 회도 강회(삼화토)가 현대화돼 버렸어요. 집 짓는 도구는 또 어떤가요. 대패로 밀던 나무를 기계톱으로 갈면 표면 질감이 달라지겠죠. 마감하는 물건이 변하니 나뭇결이 옛날 같을 수 없어요. 원 법식을 모르는 사람들이 실무를 맡으니 지적하는 이도 없어요. 급히 일으켜 세우면 뭐해요. 숭례문을 그 자리에 있을 집답게 고칠 준비가 안 돼 있는데.”

옛 숭례문을 지을 때는 나무를 태백에서 서울로 가져오는 방법이 뗏목이었다. 곧은 재목을 뗏목으로 엮어 마포나루까지 흘려 보낸 일도 선인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신 원장은 회고했다.

“나무가 몇 날 며칠을 걸려 물에 쓸려 내려오며 저절로 목욕을 하는 셈이죠. 각종 벌레며 이물질이 잘 씻겨나가 단단해진 몸으로 도착하는 겁니다. 초기에 쓴 나무 중에 썩은 게 없는 까닭입니다. 지금 이런 나무를 구할 수 있을까요. 전찻길을 낼 때 깨뜨려 버린 문지방을 어떻게 되살릴지, 성벽을 다시 만든다니 이참에 도시 복판에 갇혀 있던 숭례문을 시민 삶 속으로 돌리는 건 어떤지 등 연구해야 할 과제가 한둘이 아닙니다. 옛 기법을 아는 이들로 조사단을 조직해 제대로 해야 하지 않을까요?”

신 원장은 “조선의 얼굴로, 이제는 대한민국의 얼굴로 이어지는 숭례문이 한국 문화 매력의 독자성을 품게 우리 모두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사진 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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