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03 16:42

화덕(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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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역까지 퍼진 고구려 살림지혜 (우리문화 이웃문화 22)
• 취사-난방 겸용 구들 수용않은 일본도 "전파"
• 압록강-아궁이 측면에 후대에 부뚜막 등장
• 서역-여름-겨울형 분리 초원에서도 설치
• 일본-제주도 봉섭화로 닮은 이로리 개발

반빗간(옛날 음식 장만하던 전용 취사장 부엌간)에서 고구려의 세 여인이 일을 하고 있다. 4세기 중엽 안악 제3호분 벽화에 묘사된 장면이다.

한 여인은 화덕 위에 놓인 시루(구주를 입혔다) 앞에 서서 두 손에 각각 큰 수저와 막대를 들고 음식을 마련하고 있다. 머리위에 붉은 글씨로 아비라 썼따. 또 한 여인은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다른 여인은 칸막이 한 이웃방에서 밥상과 그릇들을 챙기고 있다. 지붕에 두마리 새가 앉았고 마당에 개 두마리가 서성거리고 있다.

이 그림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화덕과 꼬부랑 굴뚝이다. 지금도 우리가 쓰는 화덕 아궁이는 대략 앞쪽에 있다. 굴뚝의 반대편에 있는 것이 보통인데 고구려 반빗간 화덕은 아궁이가 측면에 있다. 이는 집터 발굴에서 쪽구들이 시작되는 곳에 만들어진 화구가 측면에 열려 있는 것과 같은 형태이다. 평양 대성산 기슭 집터에서 출토한 화덕도 같은 유형이고 고분에 부장되었다가 수습된 무쇠로 만든 화덕들도 그런 형상을 하고 있다.

서역 토번(투루판)의 한 살림집 안방에 놀랍게도 구들이 있었다. 북벽쪽에 널찍하게 자리잡았는데 앞쪽으로 화덕 두개가 좌우에 설치되어 있었다. 그중에 하나는 아궁이를 측면에 만들었다. 서역의 다른 집에서는 고래켠 구조를 볼 수 있었다. 한 집은 무너진 상태이고 또 한집은 수리하고 있어 소상히 볼 수 있었다.

구들집의 발전과정을 보면 방안에서 방 밖으로 아궁이가 옮겨지는 시기가 있다. 고구려 이후의 일이었다고 보이는데 이때엔 아궁이가 앞쪽 정면에 자리잡는다. 밥짓는 기능이 부여되면 부뚜막이 부설된다.

이런 모양은 압록강 유역,옛 고구려 강역의 시골집들에서 볼 수 있다. 안낙 제3호분 화덕에서 시루 얹은 부분을 부뚜막이라고 한다면 부뚜막의 시작도 상당히 오래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 흐름이 후대에까지 지속되고 있다고 하겠는데 놀랍게도 유구에서도 같은 유형의 부뚜막이 보인다.

더운 지방에서는 부뚜막이 생략된 간결한 화덕만으로 만족하는 것이 보통이다.

방에 불기가 들어가면 더욱 무더워서 따로 뚝 떨어진 자리에 만들어 사용하게 마련이다. 제주도에서도 그런 화덕을 흔하게 본다. 작은 솥에서 큰 솥에 이르기까지 다정하게 나란히 화덕에 걸어 놓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유사한 화덕을 일본집에서도 볼 수 있다. 그런 한 예는 대판(오사카)공원에서 찾을 수 있다. 여러 지역에서 옮겨온 이름난 살림집으로 취락을 형성한 그들의 집 중에서 나타난다. 또 일본식 살림집 유형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은 건물 내부에 화덕을 설치하였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서역 객십(카시카르)의 살림집에도 건물 내부에 설치한 화덕이 있다.

여기의 화덕은 벽난로 처럼 굴뚝을 일으켜 세워 추위에 대비하게 하였다. 여름엔 40도가 넘게 무덥고 겨울엔 영하 30도나 내려간다고 한다. 구들 들여 난방하는 지혜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던듯 한데 이중 어떤 토담집에서는 화덕을 방 밖에 따로 설치하기도 하였다. 여름용과 겨울철용 화덕을 달리 만든 것으로 보인다.

여름엔 초원을 따라 방목하는 가축들을 몰고 산위에 올라가 임시로 지은 집에 살다가 겨울엔 산 아래 내려가 붙박이집에서 월동하는 종족이 있다. 옛 기록에도 보인다.

우루무치의 남산목장에서 그런 종족과 만났다. 이동식의 둥근 막사에 살고 있었다. 막사 밖에 화덕을 따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그 모양이 고구려 고분에서 출토되는 무쇠화덕과 아주 흡사한 분위기를 지녔다. 아궁이만 그 위치가 다를 뿐이다. 고구려인들이 초기 흙으로 화덕을 만들었다면 이와 유사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한 종류의 화덕이 있다. 제주도 살림집에서 볼 수 있었다. 대청에 돌을 다음어 만든 봉섭화로를 두고 써왔다.

지금은 좀 보기 어렵게 되긴 하였지만 아주 옛날부터 사용하던 화덕이다.

이에 유사한 화덕이 일본 살림집에서 볼 수 있는 이로리 라는 화덕이다. 옛날엔 집집에 있었던 것이다. 취사와 난방을 겸할 수 있었던 설비이다. 삼국이래의 문물을 받아들이면서도 구들을 수용하기 어려웠던 것이 지진 때문이었다면 눈앞에 있는 불을 지킬 수 있는 이 화덕은 요긴산 존재이였을 것이다. <신영훈 문화재 전문위원>

                                                                                발행일 : 1995.08.17   기고자 : 신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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