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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구려~서성~유럽 축조양식 비슷
• 건축문화 세계적 교류 입증
• 이슬람 사원의 초각 송광사 국사전 빼닮아

이번엔 지중해 연안 스페인, 그리스, 터키, 이집트를 잰 걸음으로 바삐 돌아 보고는 얼른 돌아왔다. 스페인의 옛 서울 톨레도(toledo)에 갔다가 16세기 유명 화가 그레코의 집을 방문했다. 퇴간에 돌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가늘고 긴 목재에 장식을 베푼 주두가 얹힌 것을 보았다. 같은 유형이면서 나무기둥위에 얹은 것도 이곳의 여러 살림집에 있었다. 이런 유형이 아테네, 이스탄불, 마드리드나 카이로에서도 발견되었다. 보편적인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동일한 것을 전에 미국 뉴멕시코주 산타페시에서도 보았었다. 분위기가 매우 닮았다. 같은 건축의식이 작용한 것이나 아닌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지난 7월 우리문화 이웃문화 탐방단을 따라 서성에 갔을 때도 같은 계통의 기둥과 주두를 살림집에서 보았다. 나는 그것을 보면서 고구려고분 벽화에 그려져 있는 기둥과 주두를 연상했다. 지금까지는 별로 주목받지 못하는 그림속의 주두일 뿐이었다. 어찌보면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져 연구대상에서 제외되기 일쑤였다. 공포를 짠 구조물에 속하는 보통의 주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황해도 안악군 대추리에서 발굴된 안악1호분 벽화의 건물도, 그중에 행각(회랑)의 기둥과 공포가 그런 소략형에 속하는 예의 하나다.

평남 대동군 덕흥리에도 고구려 고분이 있다. 벽화에 기둥과 주두를 그렸는데 역시 보편적인 짜임이 있는 공포(주치두로부터 조립하여 도리와 보를 떠받치게 만든 구조물)의 주두와 달라서 학문적 연구대상에서 제외되곤 했다. 그런 주두가 얼른 떠올랐다.

지금도 그렇게 한다. 헛간이나 잿간같은 허름한 구조물에서 건너지른 도리의 중간을 떠받치도록 기둥을 세울 때는 머리에 목침같은 받침을 얹어주기도 한다. 기둥만으로 바로 떠받게하기 보다는 받침으로 해서 면적이 증대되어 안심이 된다. 더러 도리나 여타의 상부 구조재를 그 부위에서 접합시키는 맞이음 을 해도 받침이 있어 든든하게 자리잡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초보적인 주두인 셈이다.

후대의 발달한 주두(본 연재 회 주두 참조)가 공포 구성의 기반이 되는 것에 비하면 이 주두는 떠받아 주는 기능만으로 만족하는 성격과 특색을 지녔다.

고구려계 건축 흐름이 강력하였다는 법륭사에도 나무기둥에 올라 앉은 이 계열의 주두가 있다. 법당보다 한단 격이 낮다는 건축물에 채택되어 있다. 아무런 장식없는 소박한 것이다.

덕흥리 벽화의 주두는 단청된 것말고도 끝을 두단으로 조성한 장식성을 지녔다. 이에 유사한 형상이랄 수있는 것이 역시 법륭사에 있다. 중문에서도 볼 수 있다. 주두로 사용된 것은 아니나 떠받치는 구실은 하고 있다. 그 기능이 떠받치는데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얼마던지 기둥위에도 올라 앉을 수있다고 할 수 있어 주목된다. 서역에서도 역시 공공건물에 이 계열의 주두를 채택한다.

지금 청진사라 하는 이슬람교 사원에서 그 사례를 볼 수 있다. 살림집과 비슷하나 좀 더 장식적이고 장엄함이 베풀어져 있다. 주두 좌우 끝을 초각(화훼를 무늬로 삼아 조각한 장식)하여 아름답게 하였다. 한 사원의 초각은 송광사(전남 승주군) 국사전(국보 56호)의 첨차와 매우 흡사하였다.

초각하는 주두는 무늬나 형상에 따라 얼마든지 새롭게 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 그중에는 석조에서 보는 바와 같은 도리아-이오니아-코린트 양식이라 부르는 주두형태들도 있었을 수 있다. 지방에 따라 특색있게 조성될 수있었을 터인데 실제로 이스탄불의 돌마바체(dolmabahce)궁의 접견실에는 주두와 기둥이 석조양상 그대로 목조되어 있었다.

기둥의 주두는 여러가지 형상이 될 수 있다면 떠받쳐야 할 상부의 부재가 아주 후대한 경우엔 주두를 두껍고 크게 만들기도 하였을 것이다. 구조상 그것은 당연한 증대라 하겠다. 그렇게 폭이 넓어진 예를 석조 건축물에서 볼 수 있다. 내가 본 한 예는 이집트 룩소(luxor)의 신전이었다.

둥근 기둥머리에 네모반듯한 널빤지를 올려 놓은 듯한 민무늬 주두가 거기에 있었다. 주두는 기능만 위주되어 있다. 반면에 기둥 상부가 약간 장식되어 있는데 나일강가의 갈대를 본받은 모습이라 한다. 이를 보면서 나는 고구려의 쌍영총의 석주와 주두가 연상되었다. 쌍영총 기둥과 주두는 8각형이고 주두는 장식적이다.

기둥머리에 장식없는 판석이 주두처럼 올라앉은 예는 아테네 아크로폴리스의 파르테논 신전에서도 보았다. 만일 이런 민무늬 판석형 주두에 굽을 달아 멋을 부린다면 경북 의성군 탑리(의성군 탑리)의 신라 석탑 귓기둥과 굽이 있는 주두처럼 변신될 수도 있다고 할 만하다.

이런 관점이라면 불국사의 다보탑 기둥도 유심히 살필만 하다. 다섯개 기둥중 중앙 기둥 머리에 이들과 유사한 주두가 있다. 이것을 주두라 인정하면 가에 서있는 네 기둥머리의 십자형 구조도 주두로 보아 무방하다. 이 네기둥의 주두를 벽화로 그려 평면화시키면 덕흥리 고분벽화의 주두처럼 묘사될 수도 있게 된다. 결국 둘은 한 계통의 주두로 분류되어도 무괴하다는 의미를 지녔다는 것이다.

서역 객협(카슈카르) 지방 이슬람교 사원에는 초각한 주두를 둥글게 만든 다른 주두로 떠받치게한 예도 있다. 매우 장식적인 주두다. 목조답게 채색까지 하여 장엄을 돋보이게 하였다.

이런 둥근 주두는 석조건물에서 자주 볼 수 있다. 목조가 석조건물을 선도하는 것이 통상적인 흐름이었다고 하면 지금은 석조건물밖에 남아있지 않은 지역에도 성시에는 무수한 목조 건축물이 있었다는 뜻이 된다.

내가 실제로 본 것만으로도 이 계통의 주두는 각 대륙의 문화지역마다 점재하고 있다. 일종의 회랑이 형성되어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도 그 회랑속에 들어 있다.

이는 우리가 상식처럼 알고 있는 우리 건축은 특색이 있으나 좁은 테두리에 국한되어 있다는 가설을 인정하지 않게 한다. 삼국시대 이래의 건축문화가 세계성에 동조하며 시대 감각에 따라 호흡하고 있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이제 그 점을 분명히 밝혀야할 시점이라 하겠다. 서구인들의 안목으로 서술한 세계건축사에 매달려 있지 말고 우리의 것도 정당하게 자리잡고 있는 건축사를 새롭게 써야 마땅하지 않겠느냐는 점을 전문가들에게 제안하고 싶다. 이제 우리의 것을 바로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해달라는 주문이기도 하다. <신영훈 문화재전문위원>

                                                                                  발행일 : 1995.10.05  기고자 : 신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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