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축전문가 신영훈씨 「우리문화 이웃문화」 펴내(조선일보)

by 운영자 posted Jul 0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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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여년간 세계주요유적 탐사여행
• 문물 대조해 역사적 연관성 밝혀
• 세계속의 한국문화 비교분석
    
문화적-사상적 혼란이 심해질수록 자신의 뿌리찾기에 대한 관심도 같이 높아지는 법이다. 최근 우리 역사와 문화에 대한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현상도 자신의 본 모습과 역사를 통해 자아 정체성을 찾으려는 독자들의 욕구를 반영하고 있다.

목수 신영훈(신영훈·62)씨의 「우리 문화 이웃 문화」(문학수첩)는 우리 문화를 다른 문화와 비교-분석하는 방법을 통해 한국문화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이다. 지난 95년 조선일보에 연재된 인기연재물을 토대로 새 항목을 추가, 보완-설명하고 자료를 덧붙였다.

이 책은 우리 문화를 단순히 소개하는 문화답사기 차원을 벗어난다. 「목수」라는 직함을 고집하는 저자는 직접 집을 만드는 「프로」답게 건축물과 문화재안에 숨겨진 제작 원리를 비롯, 그 안에 담긴 문화적 의미와 역사를 함께 전달하고 있다. 우리 문화와 다른 나라의 문화를 비교한 그는 『우리 민족은 예부터 동양 문화 형성에 적극 공헌했고, 세계 문화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한국문화 뿌리찾기」에 나선 그는 지난 87년부터 사진작가 김대벽(김대벽·68)씨와 함께 일본-중국과 유라시아는 물론, 아메리카 대륙등 세계의 주요 문화유적을 답사했다. 각계의 전문가와 젊은이등 20여명이 동행한 해외탐사는 15회에 이르렀고, 이 책은 그 첫 결실이다.

이 책의 특징은 우리의 것과 이웃 나라의 문물을 대비시켜 같이 보여주고 그들의 역사적-형태적 연관관계를 밝힌 점에 있다. 자기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갖는 것은 중요하지만 자칫 자아도취에 빠지면 오히려 그 문화의 실체가 잘 안보이게 되는 법이다.

마루-화덕-굴뚝-지붕-담 등이 한국과 일본, 중국은 물론 유라시아 지역과 멀리 아메리카 지역에선 어떤 모습으로 나타났는지 비교-고찰했다. 취사와 난방을 겸한 화덕과 구들은 2천년전 고구려인들의 첨단 난방시설이었다. 저자는 이 구들과 화덕이 형태를 바꾸면서 서역으로 퍼졌고, 지금은 프랑스 등 유럽으로 번져간 것을 현지취재를 통해 확인했다.

한옥의 아름다움은 중국의 거대한 벽돌집과 일본의 나무집을 비교할 때 그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지붕」과 「기와」라는 잣대로 한-중-일 3국의 문화를 비교하고, 그 안에 녹아 있는 각 나라 사람들의 삶을 같이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회화나 조각에 서로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 얼굴이나 동물 모습도 좋은 비교 기준이 된다. 서울 동구릉, 서안 건릉, 신라 괘릉, 일본 천황릉 동상 등에도 특유의 문화가 녹아있는 것이다.

여기에 선의 미학의 극치인 기와 지붕, 한옥의 대청, 고구려의 쪽구들, 백제의 방전, 꽃담, 신발 등 우리 선인들의 멋과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들도 풍부하다.

저자는 40년가까이 서울의 남대문을 비롯, 불국사-석굴암-송광사-수원성-보탑사 등 주요 문화재의 중수-보수 현장감독으로 활동한 한국 고건축 분야의 최고 전문가. 이 책에도 고건축 분야에선 드물게 이론과 실기를 겸하고 있는 그의 경력이 곳곳에 스며있다. 문화재 전문위원이자 해라시아 문화연구소장인 저자는 「한옥과 그역사」 「신라의 기와」 「한국의 살림집」 등 전통 건축에 관한 저서를 가지고 있다. 사진을 찍은 김씨는 「한국 가면 및 가면극」 「문화재대관-무형문화재편」을 전담 촬영하는 등 중요 민속자료를 카메라에 담아온 작가.

이들은 10여년동안 다른 나라의 생활풍습과 문화재를 꼼꼼히 들여다보면서 항상 『나는 누구지』라는 의문을 버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질문은 이제 독자들의 몫으로 넘어갔다.
<최홍렬기자>

                                                                                발행일 : 1997.05.23  기고자 : 최홍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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