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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방원 호령 들리는듯 …
• 가을 창덕궁 "여기가 바로 선경(선경)"
• 신영훈씨
• 궐
• 수백년 묵은 활엽수... 청색 유리기와 선정전...
• 문화재위원 신영훈씨와 함께하는 역사기행

서울의 가을은 고궁에서 온다. 가을비라도 내리면 빨간 단풍잎 사이로 보이는 옛궁궐의 지붕이 가슴을 벅차게 한다. 5백92년전 서울의 가을도 그렇지 않았을까.

1405년 10월. 서울 한복판에 큰 잔치가 벌어졌다. 새로 지은 창덕궁의 푸른 기와가 높은 가을 하늘아래 눈부셨다. 인정전. 그 앞에 늘어선 문무백관은 이 아름다운 신궁(신궁)의 새 어좌(어좌)에 처음 오르는 태종 이방원에게 하례를 올렸다. 그리고 중신 권근이 지어바치는 송축시가 청명한 공기를 가른다.

『아름답다! 도도하게 흐르는 한강이요, 높고 높은 화악(화악)이로다. 배와 수레가 모이는 곳, 하늘이 지은 나라로다. 』 왕조가 열린 지 13년이 지나도록 서울과 개성을 오가며 도읍지를 확정 못 짓던 조선왕조가 마침내 서울을 일정불역(일정불역, 한번 정하고 바꾸지 않음)의 도읍으로 확정짓는 잔치였다. 창덕궁에 가을이 다시 왔다. 흔히 「비원」으로 불리는 창덕궁은 가을에 가장 아름답다. 전통 건축의 대가인 신영훈 문화재전문위원과 함께 거닐어 본다. 우리 한옥과 정원에 담겨진 상징과 과학도 짚어보는 고궁 산책이다. < 편집자 >

창덕궁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공적 공간인 궐(궐), 왕가의 거처인 궁(궁), 그리고 정원인 후원(후원)이다.

금천교 궐로 들어가는 첫 관문이다. 1411년 세워진 서울서 가장 오래된 돌다리다. 크고 작은 조회가 열릴 때 문무백관은 다리 앞에 정렬했다가 임금 앞으로 나아갔다. 금천교를 건너는 것은 곧 속세에서 천상으로 들어간다는 의미다.

금천교 아래엔 상서로운 동물, 서수(서수)가 있다. 남쪽엔 해치가, 북쪽엔 현무가 잡스러운 기운을 막아낸다. 해치와 현무 위엔 나티란 또다른 서수가 눈알을 부라린다. 다리 위 난간에도 역시 네마리의 작은 해치 조각이 있다. 꽁지를 말아올린 모습이 각기 다른 앙증맞은 모습이라 쓰다듬지 않을 수 없다. 이 해치상에 대해 신 위원은 『북경 자금성의 표독스런 사자상과는 달리 동물 조각에도 인격을 부여한 한국인의 정서』라며 『최고로 긴장되는 자리에서도 긴장시키지 않는 차원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꽃담 금천교를 지나면 꽃담이다. 붉은 색 벽돌을 쌓아올린 담장엔 무늬가 다채롭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문양은 「무시무종(무시무종)」, 무궁무진하다. 문양 사이사이에 삽입된 수(수 ) 복(복) 강(강) 녕(녕) 같은 한자의 도형 무늬는 지루함을 막아준다. 신위원은 『끊어서 다시 보게 만드는 기술은 조선 특유의 것』이라고 말했다.

인정전 가장 장엄-화려한 공간이다. 인정전(국보 225호)의 정문인 인정문(보물 813호)에 들어설 땐 위를 쳐다볼 일이다. 단청을 감싼 구리 그물이 보인다. 촌스런 문화재보호장치같지만, 이 구리그물(부시)은 원래 있던 물건이다. 높은 처마엔 새가 집을 짓기 쉽다. 그러면 뱀도 꾄다. 상서로운 공간에 살생이 있어선 안된다. 그래서 비싼 구리로 그물을 엮어 처마를 감쌌다. < 최영태기자 >

▶34면에 계속

1935년 개성 태생. 목조 건축물 조영과 연구에 종사. 문화재 전문위원으로 그동안 송광사 대웅보전(90년), 파리 고암서방(이응로 화백 기념관)의 한옥(92년), 운문사 대웅보전(94년)을 지었고 많은 문화재를 보수, 중건했다. 저서로 「한국의 살림집」 「한국의 사원 건축」 「한국의 궁실 건축」 「한옥의 미학」 등이 있다.

                                                                                발행일 : 1997.09.26  기고자 : 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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