木壽의 나라(奈良)통신 1.

by 신영훈 posted Oct 25,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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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5일에 나라에 도착하여 奈良文化財硏究所 客員硏究室에 짐을 풀었다. 먼저 와서 연구하고 있는 金王稙 博士와 함께 연구실을 쓰게 되었다. 아직 매우 서투르지만 거점을 마련하고 앞으로 반년 집중적인 탐구를 시작하려니 설레는 마음이 앞선다. 우선 도서실에서 자료를 얻어다 읽기로 하였다. 읽다보니 재미있는 내용도 있고 어제처럼 民家가 모인 마을을 두루 다니며 보고 나니 그런 구경거리도 이야기 삼으면 좋을 것 같아 일본에 있지만 우리 한옥문화원에 인연된 분들과 함께 새로운 자료와 즐거움을 나누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기 때문에 통신에 글을 올린다.


어제는 내가 살고 있는 이웃의 西大寺驛에서 전차를 타고 八木西口驛에 가서 내렸다. 江戶時代의 집이 모여있는 今井町(이마이쪼)엘 갔었다. 도착해서 막 어구에 들어서는데 洞祭를 지내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화려하게 치장하고 사람들이 타고 앉아 악기를 연주하는 수레를 끄는 마을 사람들의 행진이 다가왔다. 유치원 아이들로부터 늙은이까지 수레 끄는 행렬에 참여하고 함께 소리지르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일본 사람들의 결집력이 돋보이는 행렬이다. 함께 따라가 보니 이미 도착한 또 한대의 수레와 행렬이 있었다. 대단한 열기가 길에 넘쳐흐른다. 오늘의 일본인 것이다.

마을은 600m×310m 가량의 넓이가 터전이라 한다. 1600년대의 집이 마을을 이루고 있으며 주변에는 현대건축물들이 들어서 있다. 그야말로 17세기와 21세기가 공존하고 있는 도시의 광경이다.

규모가 큰 안내소에 갔더니 마을의 모형을 앞에 두고 안내하는 여인이 아주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 빠른 속도로 하는 설명을 나는 알아듣기 어려워 고통스러웠지만 사방에 설치한 모니터 앞에 앉아 마을의 내력을 알아보았다. 국가에서 지정한 重要文化材가 8채, 縣指定이 4채, 市지정이 5채인데 시지정은 대부분 寺院이다.

일본말이 능숙한 김왕직 박사 내외를 앞세우고 한 채 한 채 구경을 시작하였다. 골목도 예스럽고 집도 古形이나 더러 골목 안에 새로 지은 집도 있어서 구경하기에 지루하지 않아 좋았다. 너무 얘기가 길어졌나 보다. 집 구경 이야기는 다음에 하고 오늘은 이만큼에서 인사를 대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