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2월 18일에 普德學會 이사회에 참석하였었다. 금년 들어 처음 뵙는 여러 이사님들과 수인사를 하고는 이사회에 상정된 안건을 토의하곤 맛있는 점심을 먹게 되었는데, 그에 앞서 柳鴻佑 理事長님께서 두툼한 책 한권을 주셨다. <인생사계 유홍우 자서전) 양장 제본한 370여 페이지의 큰 책이다.
유 이사장님은 안동 하회에서 출생하시고 객지에서 기반을 구축하여 자동차 부속품을 생산하는 유성기업을 창업하시는데, 현재 우리나라 제일가는 자동차 부품산업의 선두주자의 칭송을 듣고 계신다. 佛心이 대단하시어 어부인 尹用淑여사님과 함께 보덕학회를 창설하고 꾸준히 좋은 일에 상당한 기금을 투척하는 일을 지속하신다.
尹用淑여사는 <어머니가 지은 한옥>이라는 책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리신 분이시다. 하회마을어구에 尋源精舍를 한 채 지으시면서 경험하고 느끼신 바를 기록한 책인데 국배판의 대형크기로 320페이지에 이르는 규모가 큰 책이다. 이 책은 나오자마자 요구하는 이가 많아 저자와 그 가족들이 곤혹스러울 정도였다. 달라는 요구에 다 응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한옥문화원에는 여러 권을 보내주셔서 지금도 전문인반 졸업생 중에 賞을 주어야 될 사람들에게 상장과 더불어 이 책을 부상으로 주는데, 이 책 받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는 이들이 아주 부러워하면서 자기도 賞 받을 일을 다짐하곤 한다.
점심을 먹으면서도 궁금하여 2006년 1월 9일에 초판을 발행 하신, 아직 따끈따끈한 <인생사계>의 첫머리를 열어보니 ‘이 책을 펴내는 진정한 뜻’이라는 서문이 실렸다. 단숨에 읽었더니 가슴이 뭉쿨 한다.
서문 첫머리에 ‘변화에 적응하는 자만이 살아 남는다’는 작은 제목을 부치고 두 페이지에 걸쳐 소견을 기록하셨다. 근래에 이렇게 진솔한 글을 접하지 못하였던 터라 여러분들에게도 읽을 기회를 드리고 싶어 옮겨 본다.
변화에 적응하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올해로 광복 6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60년을 되돌아 볼 때 아직 남북으로 분단된 조국의 현실이 가슴 아프다. 자유민주 시장경제에 의한 통일이 이루어지는 날, 비로소 우리는 진정한 광복의 그날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우리 세대 사람들은 몇 가지 지워지지 않는 상흔傷痕을 안고 살아왔다. 태어날 때부터 나라 없는 설움, 굶주림에 시달렸던 가난, 목숨이 경각에 달렸던 처참한 전쟁 등이 그것이다. 남들은 한 번 겪어 보았을까 말까한 체험들을 우리 세대는 몇 차례나 견디며 살아왔다.
이런 모든 사살은 시간이 경과되면서 잊혀지기도 하고 때로는 진실이 왜곡되어 전달되기도 하므로 사실이 신뢰를 받고 힘을 가지려면 문자나 사진으로 정확히 기록해서 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역사란 기록으로 남을 때에 비로소 가치가 있다.
평소에 사진 찍기를 좋아해서 그간 활동하며 모은 사진첩이 60여 권이나 된다. 이 책을 펴내는 진정한 뜻은 ‘나의 인생사계 人生四季’를 글로 써서 사진과 함께 한 권의 책으로 엮어 우리 집안의 내력을 후손들에게 전하고자 함에 있다.
열여섯 어린 나이에 서울에 올라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열여덟 살에 가장이 되어 주경야독하며 생활전선에 나섰다. 일본 땅에 징용과 징병으로 끌려 다니면서 생사를 넘나드는 온갖 고초를 겪었고 천신만고 끝에 살아 돌아왔다. 6.25때는 인민군에게 끌려갔다가 어머니의 기지로 기적처럼 도망쳐 나온 일도 있다. 피난지 대구에서는 자전거 한 대에 자동차 부품들을 싣고 다니며 이동 점포 영업을 했고, 철공소 같은 동장을 짓고 피스턴링을 만들다가 용해로에 넣은 불발 수류탄이 터져 죽을 뻔한 일도 있었다.
유성공업사의 상호를 ‘유성기업’으로 바꾸고 나서는 외국의 선진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수많은 거절과 냉대를 견뎌내며 꼭 성공하고 말겠다는 집념으로 살아왔다. 1980년대부터 국력이 신장되고 세계 6위로 성장한 우리나라 자동차공업계 발전과 더불어 유성기업도 20년간 7개 엔진부품 회사를 창업했다. 이 회사들은 모두 세계적인 수준의 우수 부품을 생산하는 존재 가치 있는 회사로 성장 발전하고 있다.
어려웠던 고비마다 좋은 인연과의 만남이 나를 향상일로向上一路로 이끌어 주었다.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무가보無價寶의 유산인 성실과 인내가 성공의 밑거름이 되었음에 감사하며, 자비의 나눔을 통해 회향의 삶을 사는 길이 사람의 도리라 생각되어 삼보호지三寶護持를 위해 재단법인 보덕학회를 설립한 이야기도 썼다. 겨울의 문턱에 들어선 나의 노경의 정년 없는 꿈은 보덕학회를 통해 펼쳐 질 것이다.
21세기를 맞이했다. 변화에 적응하는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무한경쟁시대가 열렸다. 젊음의 특권인 희망과 꿈의 성취를 위해 창의력을 발휘하며 노력하는 사람만이 새 시대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나는 우리 자손들과 후배들을 위한 도약의 발판을 구축하기 위해 외길 인생에 매진해 왔다. 성실, 인내, 감사의 정신을 실천하며 부디 겸손하게 덕을 쌓아서 길이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하기를 기원한다.
2005년 冬至日
普德精舍에서
普德 柳 鴻 佑
木壽와의 인연에 대하여서도 책 앞부분 ‘수구초심首丘初心’의 항에서 하회마을 초입에 지은 심원정사尋源精舍를 언급하시었다.
"민속마을 하회에서 3년여의 기간동안 한옥을 지으며 무엇보다도 이 마을의 전통성을 해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기울였는데 목수木壽 신영훈申榮勳 선생의 지도와 인간문화재 신응수申鷹秀씨의 투철한 장인정신으로 이 역사를 훌륭히 이룩해 낼 수 있었음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심원정사 당호를 짓고 겸하여 ‘尋源精舍記’심원정사기 까지 써 주신 서하 임창순 西河 任昌淳선생께도 감사드립니다. 풍산 유씨 본향에 전통적인 한옥을 창건함으로써 조상 숭배와 일문의 화합을 구현하는 근간을 삼아 후손에게 이 정신을 길이 전하고자 합니다.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삶의 진실을 면면히 지켜 온 하회마을 고유의 전통과 양식을 존중함과 동시에 이 시대에 맞는 집을 건축하는 데 시종일관 주관한 아내가 이 일에 쏟은 지극한 정성이 훌륭한 결실을 맺었고, 아울러 집 지은 이야기까지 ‘심원정사 창건기’ 尋源精舍 創建記 로 엮어 비매품 한정판으로 출판하였던 바 <어머니가 지은 한옥> 출판기념회 소식이 1996년 6월 13일자 조선일보 문화란에 소개되면서 이 책은 한옥에 관심이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대호평을 받았습니다. 그 후 관심 있는 희망자가 많아서 다시 일부를 발췌하여 소책자를 펴내게 되었습니다. 옛 것을 이어 오늘의 한옥 살림집의 한 모습을 널리 내일에 전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야기는 더 계속되지만 이만큼 인용하고 보니 당시의 일이 회상되어 감개무량하다.
<어머니가 지은 한옥>에 木壽는 ‘심원정사 이야기’를 써서 308페이지로 부터 314페이지에 이르게 부록하였는데 역시 아둔한 글이기는 하나 터를 잡고 집이 이룩된 경위를 잠깐 서술하여 참고할 분들에게 소식을 알렸다.
木壽도 이제 古稀를 넘겼으니 이런 글들까지 망라하여 생애를 정리하는 책 한권을 만들어 보았으면 싶다. 보덕 그 어른의 책이 그만큼 감명을 주셨다.
유 이사장님은 안동 하회에서 출생하시고 객지에서 기반을 구축하여 자동차 부속품을 생산하는 유성기업을 창업하시는데, 현재 우리나라 제일가는 자동차 부품산업의 선두주자의 칭송을 듣고 계신다. 佛心이 대단하시어 어부인 尹用淑여사님과 함께 보덕학회를 창설하고 꾸준히 좋은 일에 상당한 기금을 투척하는 일을 지속하신다.
尹用淑여사는 <어머니가 지은 한옥>이라는 책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리신 분이시다. 하회마을어구에 尋源精舍를 한 채 지으시면서 경험하고 느끼신 바를 기록한 책인데 국배판의 대형크기로 320페이지에 이르는 규모가 큰 책이다. 이 책은 나오자마자 요구하는 이가 많아 저자와 그 가족들이 곤혹스러울 정도였다. 달라는 요구에 다 응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한옥문화원에는 여러 권을 보내주셔서 지금도 전문인반 졸업생 중에 賞을 주어야 될 사람들에게 상장과 더불어 이 책을 부상으로 주는데, 이 책 받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는 이들이 아주 부러워하면서 자기도 賞 받을 일을 다짐하곤 한다.
점심을 먹으면서도 궁금하여 2006년 1월 9일에 초판을 발행 하신, 아직 따끈따끈한 <인생사계>의 첫머리를 열어보니 ‘이 책을 펴내는 진정한 뜻’이라는 서문이 실렸다. 단숨에 읽었더니 가슴이 뭉쿨 한다.
서문 첫머리에 ‘변화에 적응하는 자만이 살아 남는다’는 작은 제목을 부치고 두 페이지에 걸쳐 소견을 기록하셨다. 근래에 이렇게 진솔한 글을 접하지 못하였던 터라 여러분들에게도 읽을 기회를 드리고 싶어 옮겨 본다.
변화에 적응하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올해로 광복 6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60년을 되돌아 볼 때 아직 남북으로 분단된 조국의 현실이 가슴 아프다. 자유민주 시장경제에 의한 통일이 이루어지는 날, 비로소 우리는 진정한 광복의 그날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우리 세대 사람들은 몇 가지 지워지지 않는 상흔傷痕을 안고 살아왔다. 태어날 때부터 나라 없는 설움, 굶주림에 시달렸던 가난, 목숨이 경각에 달렸던 처참한 전쟁 등이 그것이다. 남들은 한 번 겪어 보았을까 말까한 체험들을 우리 세대는 몇 차례나 견디며 살아왔다.
이런 모든 사살은 시간이 경과되면서 잊혀지기도 하고 때로는 진실이 왜곡되어 전달되기도 하므로 사실이 신뢰를 받고 힘을 가지려면 문자나 사진으로 정확히 기록해서 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역사란 기록으로 남을 때에 비로소 가치가 있다.
평소에 사진 찍기를 좋아해서 그간 활동하며 모은 사진첩이 60여 권이나 된다. 이 책을 펴내는 진정한 뜻은 ‘나의 인생사계 人生四季’를 글로 써서 사진과 함께 한 권의 책으로 엮어 우리 집안의 내력을 후손들에게 전하고자 함에 있다.
열여섯 어린 나이에 서울에 올라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열여덟 살에 가장이 되어 주경야독하며 생활전선에 나섰다. 일본 땅에 징용과 징병으로 끌려 다니면서 생사를 넘나드는 온갖 고초를 겪었고 천신만고 끝에 살아 돌아왔다. 6.25때는 인민군에게 끌려갔다가 어머니의 기지로 기적처럼 도망쳐 나온 일도 있다. 피난지 대구에서는 자전거 한 대에 자동차 부품들을 싣고 다니며 이동 점포 영업을 했고, 철공소 같은 동장을 짓고 피스턴링을 만들다가 용해로에 넣은 불발 수류탄이 터져 죽을 뻔한 일도 있었다.
유성공업사의 상호를 ‘유성기업’으로 바꾸고 나서는 외국의 선진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수많은 거절과 냉대를 견뎌내며 꼭 성공하고 말겠다는 집념으로 살아왔다. 1980년대부터 국력이 신장되고 세계 6위로 성장한 우리나라 자동차공업계 발전과 더불어 유성기업도 20년간 7개 엔진부품 회사를 창업했다. 이 회사들은 모두 세계적인 수준의 우수 부품을 생산하는 존재 가치 있는 회사로 성장 발전하고 있다.
어려웠던 고비마다 좋은 인연과의 만남이 나를 향상일로向上一路로 이끌어 주었다.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무가보無價寶의 유산인 성실과 인내가 성공의 밑거름이 되었음에 감사하며, 자비의 나눔을 통해 회향의 삶을 사는 길이 사람의 도리라 생각되어 삼보호지三寶護持를 위해 재단법인 보덕학회를 설립한 이야기도 썼다. 겨울의 문턱에 들어선 나의 노경의 정년 없는 꿈은 보덕학회를 통해 펼쳐 질 것이다.
21세기를 맞이했다. 변화에 적응하는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무한경쟁시대가 열렸다. 젊음의 특권인 희망과 꿈의 성취를 위해 창의력을 발휘하며 노력하는 사람만이 새 시대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나는 우리 자손들과 후배들을 위한 도약의 발판을 구축하기 위해 외길 인생에 매진해 왔다. 성실, 인내, 감사의 정신을 실천하며 부디 겸손하게 덕을 쌓아서 길이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하기를 기원한다.
2005년 冬至日
普德精舍에서
普德 柳 鴻 佑
木壽와의 인연에 대하여서도 책 앞부분 ‘수구초심首丘初心’의 항에서 하회마을 초입에 지은 심원정사尋源精舍를 언급하시었다.
"민속마을 하회에서 3년여의 기간동안 한옥을 지으며 무엇보다도 이 마을의 전통성을 해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기울였는데 목수木壽 신영훈申榮勳 선생의 지도와 인간문화재 신응수申鷹秀씨의 투철한 장인정신으로 이 역사를 훌륭히 이룩해 낼 수 있었음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심원정사 당호를 짓고 겸하여 ‘尋源精舍記’심원정사기 까지 써 주신 서하 임창순 西河 任昌淳선생께도 감사드립니다. 풍산 유씨 본향에 전통적인 한옥을 창건함으로써 조상 숭배와 일문의 화합을 구현하는 근간을 삼아 후손에게 이 정신을 길이 전하고자 합니다.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삶의 진실을 면면히 지켜 온 하회마을 고유의 전통과 양식을 존중함과 동시에 이 시대에 맞는 집을 건축하는 데 시종일관 주관한 아내가 이 일에 쏟은 지극한 정성이 훌륭한 결실을 맺었고, 아울러 집 지은 이야기까지 ‘심원정사 창건기’ 尋源精舍 創建記 로 엮어 비매품 한정판으로 출판하였던 바 <어머니가 지은 한옥> 출판기념회 소식이 1996년 6월 13일자 조선일보 문화란에 소개되면서 이 책은 한옥에 관심이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대호평을 받았습니다. 그 후 관심 있는 희망자가 많아서 다시 일부를 발췌하여 소책자를 펴내게 되었습니다. 옛 것을 이어 오늘의 한옥 살림집의 한 모습을 널리 내일에 전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야기는 더 계속되지만 이만큼 인용하고 보니 당시의 일이 회상되어 감개무량하다.
<어머니가 지은 한옥>에 木壽는 ‘심원정사 이야기’를 써서 308페이지로 부터 314페이지에 이르게 부록하였는데 역시 아둔한 글이기는 하나 터를 잡고 집이 이룩된 경위를 잠깐 서술하여 참고할 분들에게 소식을 알렸다.
木壽도 이제 古稀를 넘겼으니 이런 글들까지 망라하여 생애를 정리하는 책 한권을 만들어 보았으면 싶다. 보덕 그 어른의 책이 그만큼 감명을 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