木壽의 이야기 사랑방 제32화

by 신영훈 posted Jul 07,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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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정궁 <경복궁>이란 책을 내었다. '마음으로 보는 우리문화'의 첫번째 책이다. 아주 경복궁에 가서 이야기 하라는 강요가 많아 한 방편으로 50명이 책을 들고 와 적어가며 강의를 듣는다면 해보겠다고 대답을 하였다. 두번째의 책 <석불사(석굴암)>를 써서 다음 책으로 이어주어야 하는 처지라  분주한 중에 한옥문화원의 새로운 강좌 '아파트를 한옥 처럼'이라는 주제의 생활문화 강좌를 먼저 기획해야 하게 생겼다.안방의 꾸밈을 말하면서 흰색으로 한지 도배하고 거기에 약간의 장식을 베풀어 안존한 분위기를 만들어 봅시다 하는 내용으로 정리 하다가 방안 한편에 약간의 장식물을 비치한다면 무엇이 좋을까 싶어 빙허각이씨가 쓰신 <규합총서>를 다시 펼처보았다.
이 책은 주선시대 살림살이에 대한 정보를 정리한 대단히 중요한 사료이어서 나는 주변에 두고 필요할때 마다 펼쳐들곤 한다.
문방사우文房四友의 항목이 눈에 뜨였다. 간결한 문갑에 붓을 걸어 둔 붓거리와 잘생긴 벼루집이 있었으면 안성맞춤이 되겠다싶어 자세히 읽었다. 여기에서는 문방구에 종이, 먹, 벼루, 붓 말고도 향노, 거문고, 대나무 고비, 병풍에 이르기 까지 20여가지가 예시되어 있다. 이들은 인간의 마음을 닦고 아이들과의 사이에 이야기를 만들고 벗과 즐길 수 있는 자료들이라는 점에서 나도 새삼스럽게 다시 주목하게 되었다.
우리 아파트를 한옥 처럼 만들면서 이런 생활용품들이 방에 들어가면 멋진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규합총서>의 이야기를 다시 주목하였음을 이야기 하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