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달라졌어요"
영국에서 한국문화를 말하는 모임에 지금 까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던 영국문화인들이 어제만 해도 한국실 개원식에 수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모여 대성황을 이룬 것은 전에 없었던 일이라고 놀라워 한다. 그만큼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그것은 어쩌면 한국실의 한옥, 사랑방 덕이 아닌지 싶다고 한다. 나로서는 뜻밖의 일이라 어리둥절이지만 한옥의 비중이 그만큼 높이 평가된다니 고맙고 반가운 일이다.
한국실로 들어서는 입구에서 먼저 안내서 한 장을 나누어준다. 16절 정도의 작은 종이를 반에 접어 천연색으로 인쇄한 것인데 앞의 표지에 The Britsh Museum Korea -The Korea Foundation Gallery- 라고 썼다. 백자 달항아리를 표지 사진으로 사용하였는데 그 항아리가 참 잘생겼다. 펼치면 두 페이지가 한 눈에 들어오는데 그 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영문을 그대로 싣는다. 참고를 위하여 우리말로 번역하여 함께 실었다. 이 글은 영국의 문화인이 느끼고 있는 한국문화에 대한 인식이라는 점에서 우리에게 한 자료가 되리라는 생각이다.
The twentieth century has seen a flowering of interest in the arts of Korea, which are today widely admired and collected. Korean arts are prized for their unique style and craftsmanship, which reflect both the rich native culture and outside influences from other parts of Asia.
The new Korea Foundation Gallery houses The British Museum collection of Korean art and archaeology, widely regarded as the finest in Euroupe. Exhibits from early prehistory to the present day are on display, including fine examples of stone sculpture, paintings, printed books, screens and folk art as well as ceramics, lacquerware, gold and bronze. The gallery explores themes ranging from geography and language to clothing and accessories, religion and everyday life in order to illuminate the fascinating culture of Korea. A central feature of the new gallery is a reconstructed scholar's studio or sarangbang, designed by the renowned Korean architect Shin Young-hoon, and constructed by Korean master craftsmen. The sarangbang is complete with waxed paper floors, handcrafted furniture and bedding. According to the Confucian principle of dividing the sexes, men and women occupied different areas of the traditional Korean house. The sarangbang was used by the gentlemen of the house as a study and for receiving visitors.
One of the most important pieces in the gallery is the 'Full-Moon' jar dating from the Choson dynasty (front cover). This plain white jar is regarded as quintessentially Korean, admired for its natural simplicity and the irregularity of its form. The jar was first acquired by the British potter Bernard Leach in Korea in 1935, who later gave the piece to Austrianborn potter Lucie Rie. This piece was acquired by The British Museum through the Hahn Kwang-ho Purchase Fund.
A seperate section of the gallery is devoted to rotating displays of contemporary Korean paintings, prints, and ceramics purchased in recent years, illustrating how living artists are exploring both old and new art-forms.
20세기는 오늘날 널리 애호되고 수집되어지고있는 한국 미술에 대한 관심이 꽃핀 시기였다. 풍부한 본래의 문화와 아시아의 다른 지역으로부터 받은 영향이 함께 표현되고있는 한국의 미술은 그 독특한 양식과 장인정신으로 인하여 높이 평가되고 있다.
새 '한국재단전시실'에는 한국 미술과 유물 관련 수집으로는 유럽에서 가장 수준 높은 것으로 인정받고있는 영국박물관 소장품들이 전시되어있다. 도자기, 칠기, 금과 구리제품뿐만 아니고 상급의 돌 조각품들, 회화, 인쇄된 책, 병풍과 민속 예술품 등이 포함된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전시품들이 진열 중이다. 전시실은 한국의 매혹적인 문화를 조명하기 위하여 지리와 언어에서 의상과 장식품, 종교와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의 주제들을 광범위하게 탐구하고 있다.
전시실의 중심은 저명한 한국 건축가 신영훈이 기획하고 숙련된 한국인 장인들이 지어 재현한 선비의 생활공간인 사랑방이다. 사랑방은 기름먹인 장판을 깔고, 손으로 제작한 가구와 보료를 배치함으로써 완벽한 형태를 갖추었다.
성의 구분을 확실히 하는 유교이념에 따라 전통 한국 가옥에서 남녀는 서로 다른 공간에 거처한다. 사랑방은 집안의 가장이 공부도하고 손님을 맞이하기도 하도록 쓰여졌다.
가장 중요한 전시물 중의 하나는 조선 왕조 시대의 '달항아리'이다(표지). 이 담백색의 백자항아리는 자연스런 단순성과 틀에 박히지 않은 양식으로 하여 높이 평가받는 한국미의 정수라고 일컬어진다. 이 것은 처음에 영국 도예가 버나드 리치가 1935년 한국에서 구했고 나중에 호주태생의 도예가 루시 리에게 주었다. 이 작품은 '한 광호기금'으로 영국박물관이 구입한 것이다.
전시실의 한쪽 편은 '현존하는 미술가들은 어떻게 옛날과 오늘날의 예술 양식을 담아내느냐'를 조명하기 위하여 최근에 구입한 동시대의 한국 회화, 판화와 도자기들이 순환 전시되도록 구획되어있다.